소위 ‘갓성민’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이성민의 연기는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인품까지 갖춘 훈훈한 배우였다. 이성민은 최근 종영한 tvN 금토극 ‘기억’에서 알츠하이머를 앓는 변호사 박태석을 연기했는데,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춘 신인 배우 여회현은 그를 떠올리며 “역시 갓성민이었다”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이어갔다. 후배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이 입증된 것이다.
여회현은 10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이성민 선배님을 보며 배운 게 많다. 수식어가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기억’에서 변호사 아버지를 둔 로펌 후계자 이승호를 연기했다. 타고난 엘리트지만, 학창시절 의도치 않게 뺑소니 사고를 내 태석의 아들 동우를 잃게 만든 범인이었다. 극중 태석과 승호는 감정적으로 대립하며, 웃음기 하나 없었지만 촬영장에선 달랐다. 이성민 덕분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고 회상했다.
여회현은 “선배님이 참 좋으시다. 진지한 캐릭터나, 막상 촬영하실 때마다 한 번씩 빵 터지셔서 저 역시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며 “하지만 촬영을 시작하면 박태석 역할에 녹아들어 연기를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승호와 태석이 대면하는 장면은 매번 심각한 상황이라 절대 웃으면 안 된다. 그런데 선배님이 화면에 나오진 않으신다고 장난을 치시며 웃으셨다. 저는 웃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 선배님 때문에 정말 참기가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평소 이성민은 후배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고 현장에서 긴장을 풀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여회현은 또 “가령 대본에 태석이 ‘좋은 아침’이라고 인사를 한다고 나와 있다면 선배님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살리셔 ‘에브리데이 굿데이’라고 치시더라. 왜 ‘갓성민’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박태석 변호사의 감정 변화를 알맞게 표현하신 것 같아 대단하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다./purplish@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