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이 6년 만에 돌아왔다. 한 영화를 가지고 6년간 공들인 만큼 ‘곡성’의 완성도도 탁월하다. 언론 시사부터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곡성’에 대한 기대가 크진 만 만큼 ‘캡틴아메리카: 시빌워’(이하 시빌워)에 밀려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영화가 다시 한 번 기를 펼 수 있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곡성’은 칸 영화제 비경쟁 부분에 초청됐다. 나홍진 감독으로서는 3번째 칸 방문이다. 나홍진 감독은 만드는 영화마다 칸에 초청을 받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자리를 굳혔다. 편집에만 8개월을 들였고 150회차를 촬영하며 영화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곡성’은 이상한 분위기와 긴장감을 풀어주는 유머가 뒤섞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영화다. 이런 독특한 영화를 완성하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다. 곽도원, 천우희, 황정민, 쿠니무라 준, 김환희 등 주연들부터 장소연을 비롯한 조연들까지 빈틈없는 연기로 러닝타임 156분을 꽉 채우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극장가는 말 그대로 ‘시빌워’가 독점하고 있는 모양새다. ‘시빌워’는 지난 9일까지 누적 관객 수 734만 2,008명을 기록하며 천만을 앞두고 있다. 이 정도 흥행 추세라면 올해 처음으로 천만을 돌파하는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곡성’이 ‘시빌워’의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출연: 곽도원, 황정민, 쿠니무라 준, 천우희, 김환희, 허진, 손강국, 김도윤, 박성연, 길창규, 최귀화
줄거리: 낯선 외지인(쿠니무라 준 분)이 나타난 후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사건들을 그린 영화다. 주인공인 시골 경찰 종구(곽도원 분)는 현장을 목격했다는 여인 무명(천우희 분)을 만나게 되고 딸 효진(김환희 분)이 피해자들과 비슷한 증상으로 아파지기 시작하자 무속인 일광(황정민 분)을 불러들이게 된다.
관전포인트: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 나홍진 감독의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 긴장감을 고조시켰다가 유머로 풀어주는 기술이 남다른 경지에 올랐다. 거기에 더해 오컬트적인 요소와 가정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종구에 감정 이입하게 되면 런닝타임 156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그 밖에 주목할 점: 무당으로 변신한 황정민의 신들린 연기. 15분간 롱테이크로 펼쳐지는 황정민이 굿하는 장면을 보면 한국영화계에서 황정민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pps2014@osen.co.kr
[사진] '곡성'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