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회 칸영화제가 오늘(11일) 개막한다. 오는 22일까지 11일간 진행되는 이번 영화제에는 우리나라 영화 다섯 편이 초청됐다. 경쟁 부문의 '아가씨'(박찬욱 감독), 비경쟁 부문 '곡성',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산행'(연상호 감독), 시네파운데이션 '1킬로그램'(박영주 감독), 감독주간 '히치하이커'(윤재호 감독)까지다.
올해 칸영화제를 지켜보는 재미가 남다른 것은 이처럼 여러 작품이 다양한 부문에 출품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 부문에 작품을 내놓는 것은 2012년 '돈의 맛'(임상수 감독), '다른 나라에서'(홍상수 감독) 이후 4년 만이라 한국 영화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끌어올릴 기회라고 여겨지고 있다.
'아가씨'는 1930년대를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고용된 하녀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김민희와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이 주연을 맡았다. 캐나다 자비에 돌란 감독의 '단지 세상의 끝', 미국 짐 자무시 감독의 '패터슨'을 비롯해 총 스무 편의 영화와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한다. 칸영화에서 늘 환영을 받았던 박찬욱 감독의 작품인 만큼 이번에도 수상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없지 않다.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는 '곡성'과 '부산행'이다. 특별히 '부산행'은 미드나잇 스크리닝을 통해 선을 보일 예정. 이 비경쟁 부문에는 두 영화 뿐 아니라 감독으로 변신한 조디 포스터 연출작 '머니 몬스터',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내 친구 꼬마거인(THE BFG)', 셰인 블랙 감독의 '나이스 가이즈' 등이 포함됐다.
나홍진 감독의 세 번째 칸 진출작이기도 한 '곡성'은 조용했던 마을에 외지인이 들어온 후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마을 경찰 종구가 진실을 쫓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칸영화제가 열리기 앞서 국내에서 언론시사회 및 시사회를 연 이 영화는 나홍진 감독의 이전 영화와는 또 다른 공포감과 스릴감으로 호평을 받았다. 상업 영화로 흠잡을 데가 없다는 평. 한국형 샤머니즘과 종교관 등이 포함돼 다소 우리나라의 색채가 강한 이 영화가 외신 혹은 외국 관객들로부터는 어떤 평을 들을 지 기대감을 모은다.
'부산행'은 전대미문의 재난이 닥친 상황, 목숨을 위해 부산행 KTX에 탑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1)으로 한 차례 감독주간에 초청된 바 있는 연상호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실사 영화의 감독으로 변신, 새로운 작품 세계를 보여줄 예정이다. /eujenej@osen.co.kr
[사진] '아가씨', '곡성', '부산행'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