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신양이 사이다 한 사발을 들이킨 것이 분명하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이하 '조들호')'에서는 정회장(정원중 분)을 향한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조들호(박신양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특히나 그간 이길듯 말듯, 정회장이라는 큰 산을 넘지 못했던 조들호였기에 이번 사이다 한 사발은 보는 이들을 열광케 하기 충분했다.
이날 방송에서 조들호는 섣불리 정회장을 건드려선 그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알았다. 때문에 손에 쥔 비자금 장부로 정회장을 옭아맬 덫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그리고 그 덫을 제대로 펼칠 기회가 왔다. 우연히 에너지 드링크 파워킹의 피해자를 만나게 된 것. 그는 조들호를 찾아와 자신의 딸이 파워킹을 먹고 사망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파워킹이 판매될 수 없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파워킹의 제조사가 정회장의 대화그룹 계열사임을 알게 된 조들호는 정회장을 넘어뜨릴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우선 비자금 장부에 적혀있는, 파워킹과 관련된 교수를 찾아갔다. 이 교수는 거액의 돈을 받고 논문을 조작, 파워킹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었다.
조들호는 "증인으로 서 달라. 이거 부탁아니고 협박이다. 법정에 서지 않는다면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고 양심 고백을 하고 싶었던지, 아니면 협박에 넘어간 것인지는 모르지만 교수는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덕분에 조들호는 사건을 자신의 쪽으로 유리하게 끌고 올 수 있었다. 돈을 받고 파워킹에 유리하게 논문을 썼다는 교수의 증언은 상대 편에서도 받아칠 수 없는 강력한 한 방이었다.
게다가 신영일(김갑수 분)마저 정회장에게 돌아설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정회장의 지나친 행태에 그 조짐을 보이던 신영일은 조들호가 비자금 장부를 손에 쥐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리고 "검찰총장이 되려면 정회장을 제대로 수사해달라"는 조들호의 말에 흔들렸다.
이렇듯 정회장은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 검찰 조사를 피해가려고 인맥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조들호의 방해 때문에 이마저도 안 되고 있다. 이번엔 조들호가 제대로 정회장을 옭아맬 모양새다. 화가 하늘을 찌르는 정회장을 찾아가 "배 의원과의 저녁약속, 내가 취소했지롱"이라고 말하는 조들호의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사이다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trio88@osen.co.kr
[사진] '조들호'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