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리드면 리드까지 완벽했다. 두산 안방마님 양의지(29)가 완벽한 활약을 펼치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양의지는 1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5번 포수로 출전, 공수에서 모두 완벽한 모습을 선보이며 팀의 7-3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타석에서는 개인 5번째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는 등 장타만 3방에 3타점을 터뜨리며 힘을 냈다. 포수로서는 선발 마이클 보우덴을 완벽하게 리드하며 7회까지 무실점 역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감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었던 양의지는 이날 공격에서 대폭발했다. 2회 첫 타석에서는 병살타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후 두 번의 타석에서 그 잘못(?)을 깨끗하게 만회했다 양의지는 1-0으로 앞서 있던 4회 SK 선발 크리스 세든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기록했다.

이 홈런이 살얼음 리드를 걷고 있던 팀에 안정감을 제공하는 한 방이었다면 4-0으로 앞선 6회 터뜨린 연타석 홈런포는 팀이 승기를 잡게 하는 홈런이었다. 8구까지 끈질긴 승부를 벌인 양의지는 풀카운트에 몰린 세든의 138㎞ 빠른 공이 가운데 몰리자 노렸다는 듯이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기록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였다.
양의지는 5-0으로 앞선 8회에는 1사 후 전유수를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고 이어 에반스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추가점의 발판을 놓기도 했다. 안타 3개 모두 버릴 것 없이 귀중했다. 이어 6-3으로 쫓긴 9회에는 귀중한 희생플라이로 SK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투수 리드도 노련했다. 이날 보우덴은 초반 몇 차례 위기가 있었다. 빠른 공 구속이 잘 나오지 않아 약간 고전했다. 하지만 양의지가 재빨리 볼배합을 바꾸며 보우덴의 호투를 도왔다. 슬라이더와 빠른 공을 적절히 섞어 가며 SK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어갔다. SK 타자들이 허를 찔린 것이 여러 번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양의지 리드의 장점에 대해 “당일 투수의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빨리 간파하고 상황에 맞게 리드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양의지는 이날 SK 타자들의 컨디션과 약점을 완벽하게 꿰뚫었다. 최정과 이재원의 경우 보우덴의 빠른 공에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간파하고 승부구로 활용했다. 그 결과 헛스윙 삼진 하나씩을 뺏어내는 등 리드가 빛을 발했다.
6-3으로 쫓긴 8회 2사 2,3루에서도 최승준이 포크볼에 대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빠르게 간파하고 2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곧바로 포크볼 승부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냈다. 이도 팀 승리에 결정적인 리드로 남았다.
1-0으로 앞선 3회에는 재빠른 수비도 빛났다. 2사 3루에서 최정 타석 때 보우덴의 변화구가 뒤로 빠졌다. 그러나 양의지는 공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공을 잡은 뒤 홈 베이스 위로 정확한 송구를 했다. 보우덴이 베이스 커버 과정에서 약간 중심을 잃기는 했으나 송구가 워낙 정확했던 까닭에 글러브 위치 그대로 자동태그가 됐다.
손쉬운 플레이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급박한 상황에서 투수의 들어오는 타이밍까지 보며 정확하게 공을 던진다는 것은 쉽지 않다. 보우덴이 박수를 칠 정도의 플레이였다. 흠잡을 곳이 없는 경기라는 것은 이날 양의지의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일 수 있다. 두산도 건재함을 뽐낸 양의지라는 리그 최정상급 포수를 등에 업고 4연패의 후유증에서 완벽하게 벗어났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