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상현은 ‘욱씨남정기’를 ‘인생작’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시청자들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욱씨남정기’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은 모습이었다.
윤상현은 지난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에서 ‘인생 캐릭터’를 만났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연기를 펼쳤다. 책임을 지는 것이 두려워서 승진에 소극적인 남정기 과정 역할을 맡아 ‘인생 연기’를 보여줬다.
남정기의 성격이 윤상현의 연기와 잘 맞아 떨어지기도 했지만 윤상현은 묵직한 메시지를 유쾌하게 표현하는 데도 탁월했다. ‘욱씨남정기’ 전까지 윤상현은 그저 ‘찌질’한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이번에는 우리네 모습을 반영한 캐릭터를 보여줬다. 친근한 매력은 배가 되고 인간적인 매력까지 더한 배우로 거듭났다.
“‘욱씨남정기’는 인생작이에요. 이 드라마를 터닝포인트 삼아서 다음 드라마에서는 제 연기가 바뀔 것 같아요. ‘욱씨남정기’를 하면서 그동안 못 느꼈던 걸 많이 느꼈어요. ‘욱씨남정기’ 이후부터 연기스타일도 달라질 것 같고 새로운 변화가 올 것 같아요.”
윤상현은 ‘욱씨남정기’가 중반쯤 방송됐을 때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욱씨남정기’가 자신의 ‘인생작’이라고 표현했다. 그 정도로 윤상현은 ‘욱씨남정기’에 ‘올인’했다는 표현이 적절할 만큼 감정연기면 감정연기, 표정연기면 표정연기 모두 완벽했다.
“‘욱씨남정기’가 인생작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최선을 다했어요. 이렇게 최선을 다해 에너지 200%를 쏟아부은 건 ‘욱씨남정기’가 처음이었어요. 카메라 앞에서 자유롭게 놀았어요. 이형민 감독님 아니었으면 못했을 거예요. 항상 칭찬도 많이 해주고 용기도 줬어요. 지금껏 했던 드라마와는 정말 달라요.”
앞서 윤상현은 ‘욱씨남정기’에 대해 “새로운 장르의 드라마”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독특한 성격의 드라마였다. 시트콤인 것 같기도 하고 드라마인 것 같기도 하고 탄탄한 스토리 전개는 물론 CG로 재미를 더하고 배우들의 다채로운 표정연기 등 시트콤과 드라마를 합친 듯한 작품이었다.
“‘욱씨남정기’는 시트콤도 아닌 것이 정극도 아닌 것이, 감동도 있고 웃기고 슬픔도 있고 내가 봤을 때는 적재적소에 맞게 작가님이 조절을 잘한 것 같아요. 배우들도 아이디어를 내고 파이팅하면서 16회까지 찍은 것 같아요.”
시청자들이 ‘욱씨남정기’가 시트콤과 드라마를 합한 작품이라고 생각한 데는 윤상현의 열연이 크게 작용했다. 윤상현은 갑 앞에서 무력한 자신 때문에 남들 몰래 눈물을 흘리는, 을의 아픔을 연기하는데 탁월했고 극에 재미와 웃음을 불어넣는 표정연기는 더 탁월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윤상현을 향해 ‘믿고 보는’ 연기자라는 반응을 보냈다.
“믿고 보는 연기자보다도 제가 하는 연기가 시청자들이 보기에 거부감이 없고 공감이 많이 가는 연기인 것 같아요. 저는 연기라고 생각 안 하고 그 상황에 처했다고 연기를 해요. 연기를 배워본 적도 없고 연극 무대에 선 적도 없고 드라마판에서 욕먹으면서 배운 건데 어느 순간 제 걸 찾은 거예요. ‘겨울새’ 때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그걸 끄집어서 연기하다 보니 저의 색깔이 생겼죠.”
윤상현은 ‘욱씨남정기’에서 자신의 모든 걸 보여준 듯하다. 마치 연기의 정점을 찍었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였다. 이렇게 악플 없는 배우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시청자들은 매주 윤상현의 연기를 극찬했다.
“댓글을 이렇게 많이 본 게 처음이에요. 너무 칭찬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리고 이 드라마를 하면서 목표가 연기와 캐릭터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전달하고 싶었던 게 있었어요. 작가님도 그렇고 시청자들이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댓글에서 그런 반응들이 나오고 댓글을 보면서 뿌듯했어요. 다시 연기라는 것에 대해 생각했고 연기할 때도 그렇고 작품 선택할 때도 그렇고 저의 이기적인 목적이 아닌, 돈도 돈이지만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감동도 있고 같이 웃을 수 있는 그런 드라마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kangsj@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