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②에 이어) 배우 박기웅에게는 오래된 수식어가 하나 있다. 바로 데뷔초 한 CF에서 선보였던 맷돌춤. 여전히 포털사이트 연관검색어로 등장하는 바. 이 수식어와 관련한 생각을 들어봤다.
지난 2006년 머리를 돌리는 맷돌춤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박기웅이었다. 이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늘 맷돌춤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상황은 전복되기 시작했다. KBS 2TV 드라마 ‘각시탈’(2012),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등 대표작을 만들면서 작품 속 캐릭터와 배우로서 존재감을 알렸다.
최근엔 박기웅이라는 배우를 알고 과거에 ‘맷돌춤’ 주인공이라는 사실에 놀라워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그의 의외성은 또 있다. 웃으면 눈이 접히는 순한 인상인데, 말하는 걸 들어보면 굉장히 상남자 같은 매력이 풍겨져 나온다. 그리고 또 제법 예능에도 소질이 있다.
다음은 박기웅과 나눈 일문일답
-맷돌춤 연관검색어를 없애고 싶은 마음이 있나요?
▲맷돌춤 수식어를 없애고 싶었던 건 되게 오래전 일이죠. 벌써 연기를 시작한지 14년째인데 대학로에서 연극할 때 무대에 서지도 못하고 청소할 때부터 배우 타이틀을 빨리 얻고 싶었던 건 맞아요. 저는 따지고 보면 미대생이니까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에 스스로도 끌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마음들은 중요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주눅 들 건 없지만 할수록 조심스럽게 만들어나가는 섬세한 작업인 것 같더라고요.
-생긴 건 꽃미남인데 말하는 걸 보면 또 상남자 같아요.
▲주변에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많아요. 운동 좋아하고 하다 보니 친한 형들이 많은 편이에요. 일단 다 잘할 수 있다고 믿고 또 다 잘한다고 질러요. 그게 저에겐 약속 같은 거예요. 그래야 엄청 열심히 하거든요.
-과거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 꽃미남 특집(2014년 1월 29일 방송)에서 손호준, 바로, 노민우, 서강준과 함께 출연해 발칵 뒤집어놨어요.
▲사실 당시 아무 것도 준비를 안 했어요. 전 편하게 나갔는데 다들 준비를 꽤 많이 해온 거예요. 막 강준이는 피아노 연주도 준비해온 거 있죠. 설특집이었던 것 같은데 명절이니까 트로트를 부르겠다고 했어요. 오랑우탄 연기도 평소에 노는대로 했는데 반응이 좋았나봐요.
-본인에게 어울리는 예능은 뭘까요?
▲쿡방을 좋아해요. ‘냉장고를 부탁해’나 ‘쿡가대표’ 보고 있어요. 요리 실력이요? 자취를 오래 하다보니까 대충 맛을 낼 줄은 알아요. 칼질보다는 식가위를 주로 씁니다. 이것저것 많이 넣다보니 먹을 만은 해요.(웃음) 반찬은 잘 못하는 국이나 찌개 종류는 다 할 줄 알아요. 아, 고추무침도 만들어봤어요. 그리고 ‘무한도전’ 애청자라 한 회도 거른 적 없이 다 봤어요.
-복귀작인 MBC ‘몬스터’ 시청자들을 위해 관전 포인트를 집어주세요.
▲시간을 더 갖고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50부작이다 보니까 등장인물이 많아서 지금은 단계가 얽히고설키고 다져가고 있는 중이랍니다. 정말 확 재밌어지니까요, 마음 놓고 흘러가는 대로 지켜봐주시면 좋겠어요. / besodam@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