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윤도현과 발라드의 조합을 쉽게 상상하기 어려웠다. 윤도현이 부른 성시경의 ‘거리에서’는 남다른 울림이 있었다. 로커 윤도현의 색다른 모습이었다.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신의목소리’에서는 윤도현이 ‘거리에서’를 불러서 자신의 노래를 ‘빗소리’를 부른 일반인 여대생 김지현에게 패배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윤도현은 2개월간 계속 이어진 뮤지컬 공연으로 목이 완전히 쉰 상태였다. 목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윤도현이 가성과 진성이 섞인 쉽지 않은 발라드인 ‘거리에서’를 소화할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윤도현은 차분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거리에서’를 불렀다. 특히 절정부분에서 맑게 치고 올라가는 3단 고음은 거친 로커로서 느낌을 전혀 생각나지 않게 만들었다. 노래의 기교 면에서 완벽했다.
무엇보다 윤도현의 ‘거리에서’로 완전히 다른 감성을 느끼게 만든 것도 놀라웠다. 윤도현은 담담하고 부드러운 성시경의 색깔을 완전히 지우고 애절하고 애틋한 거친 ‘거리에서’로 느낌을 완전히 다르게 만들어내싿. 윤도현의 감성이 만들어낸 무대였다.
윤도현이 비록 자신의 노래를 부른 22살의 대학생 참가자에게 지기는 했지만 진가는 여전히 빛났다. 3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을 통해 낯선 노래를 가지고 완벽한 공연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무리 오랜 경력의 프로 가수라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윤도현, 거미, 설운도까지 아마추어들의 도전에 무너진 신의 목소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렇기에 ‘신의 목소리’가 더욱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오랜 기간 준비한 아마추어는 아마추어 대로 3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무대를 꾸며야 하는 가수들도 가수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무대를 준비하며 시청자들을 만족 시키고 있다.
어느 쪽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승부에서 윤도현이 보여준 것은 오랜 기간 사랑 받는 가수로서의 짙은 감성이었다. 로커 윤도현이 아닌 발라더 윤도현으로서 기억에 남을 ‘거리에서’ 무대 였다./pps2014@osen.co.kr
[사진] '신의목소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