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와 젝스키스의 숙명적 라이벌 구도가 형성될까?
그룹 젝스키스가 YG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본격적으로 재결합 프로젝트를 가동시킨다. YG의 전폭 지원을 받으면서 새 음반 제작과 공연, 방송 활동 등에 나설 예정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젝스키스가 YG행을 택하면서 SM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한 H.O.T와는 다시 한 번 '숙명'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 1세대 아이돌 전쟁의 서막
H.O.T는 1996년 9월 '전사의 후예'로 데뷔, 당시 가요계에 파격적인 새바람이었다. 데뷔곡 '전사의 후예'에 이어 후속곡 '캔디' 활동을 시작하면서 H.O.T 돌풍의 시대를 열었다. 당시의 무대 의상이 유행 패션이 됐을 정도로 파급력은 상당했다. 소녀 팬덤을 굳히고 아이돌 팬클럽 문화를 정착시켰고, H.O.T의 이름을 넣은 상품이 줄줄이 등장했고, 멤버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도 출간됐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콘서트를 개최하는 그룹, 교육부 차원에서 조퇴 금지령을 만들게 했을 정도로 이들의 팬덤은 거대했다.
H.O.T에 대적할 그룹으로 이듬해 5월 젝스키스가 데뷔했다. H.O.T로 시작된 기획성 아이돌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 됐다. 젝스키스는 '학원별곡'을 시작으로, '폼생폼사', '커플' 등을 발표하면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결국 H.O.T와 젝스키스가 보이그룹의 대표 주자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라이벌 구도가 그려졌고,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등장했던 것처럼 팬들 사이에서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을 정도다.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이재진이 토니안과 함께 살고 있는 김재덕을 보면서 그 시절의 '타도(?) H.O.T'를 떠올린 것처럼 두 팀은 시작부터 라이벌 구도가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라이벌 구도로 함께 인기를 키워온 이들은 가요대상을 함께 수상한 기록도 있다. H.O.T는 데뷔 직후 인기를 얻으면서 1997년 MBC, SBS, 서울가요대상, 골든디스크 시상식 등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H.O.T는 1998년에도 방송 3사의 가요대상을 휩쓸었는데, 서울가요대상에서는 젝스키스와 공동으로 '최고의 가수상'을 수상하면서 보기 드문 투샷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 SM의 H.O.T vs YG의 젝스키스?
이들을 지금까지 숙명적인 라이벌로 만드는 것은 전성기 시절의 활동 이후 재결합 프로젝트 가동 시점까지 비슷하기 때문. H.O.T와 젝스키스의 컴백설까지 나란히 보도됐을 정도다.
젝스키스와 달리 사실 아직 H.O.T의 재결합 프로젝트에 대해서 구체적인 그림이 나온 것은 아니다. 멤버들이 재결합에 뜻을 모으고 논의 중이지만 주축이 되는 기획사가 정해진 것도, 컴백 시기가 확정된 것도 아니다. 다만 H.O.T를 처음 만든 SM엔터테인먼트와 재결합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그림이 자연스럽지 않겠냐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H.O.T의 재결합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확정된 상황은 아니라지만, YG의 젝스키스라는 새로운 그림과 함께 전성기 시절 SM의 H.O.T는 또 다른 라이벌 구도다. SM과 YG가 가요계를 대표하는 양대 기획사인 만큼 재미있는 그림이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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