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김흥국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가수로 출발한 그가 이젠 개그맨을 노리는 게 아닐까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예능 대세’의 주인공이 바뀌는 요즘 같은 시대에 진짜가 나타난 것이다. 그가 무슨 말을 할지 모두가 그의 입에 눈과 귀를 집중하고 있다.
80년대 중반 가수로서 정상의 자리에 올랐던 김흥국이 2016년 현재, 예능의 정상을 넘보고 있다. 그의 개그에는 여타 다른 예능인과는 남다른 데가 있다. 소위 ‘쌈마이’랄까. 말도 안 되는 막말을 던지며 헛웃음을 유발하는데, 그게 듣는 이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이다.
특히 ‘으아’ ‘들이대’ 등 그만의 습관적인 어투와 흐느적거리는 몸짓,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경쾌한 웃음소리도 웃음을 배가시키는데 큰 몫을 차지한다. 또한 그가 남긴 어록은 수첩에 적어놓고 우울할 때마다 보면 갑자기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김흥국을 ‘호랑나비’ ‘해병대’ ‘축구’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리에 힘을 뺀 상태에서 지그재그로 스텝을 밟으면서 나비처럼 사뿐사뿐 움직이는 춤이 그의 트레이트 마크. 또 해병대 출신으로서 MBC 예능 ‘진짜 사나이’의 내레이션을 맡기도 했다.
그를 빼놓고 한국축구를 얘기하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초등학교 때 축구선수를 꿈꿨다는 그는 해외에서 펼쳐진 월드컵에도 어디든 가리지 않고 달려갔다. 축구를 위하는 일이라면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은 것. 사물놀이, 파도타기 등 각종 응원을 통해 응원단으로 활동하고, 대한축구협회 홍보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꽃향기가 가득한 올 봄 ‘나비’ 김흥국이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까지 종횡무진 훨훨 날아다니고 있다. 오는 14일에는 tvN 예능 ‘SNL7’에 게스트로 깜짝 출연할 예정이다. 그의 정형화되지 않은 개그 스타일은 전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의 인기는 반짝이 아닌 롱런이 될 것 같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