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800만 고지를 앞에 두고 슬슬 탈진 기미를 보이는 사이, 나홍진 감독의 최신 잔혹스릴러 '곡성'이 박스오피스 선두를 진주하고 있다. 또 한국판 탐정물의 새 지평을 연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도 입소문을 발판 삼아 꾸준히 관객을 모으는 중이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곡성'은 지난 12일 하루 동안 30만 3,479명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47만 9,641명으로 개봉 첫 날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시빌워'는 6만5417명에 누적 770만8024명으로 2위를 달렸고 '탐정 홍길동'이 2만9020명에 누적 97만7949명으로 3위에 랭크됐다.
이로써 '곡성'은 개봉 이틀만인 13일 50만 관객을 가볍게 통과하고 '홍길동'도 개봉 2주 차인 이날 100만 고지를 밟을 게 확실하다.
나홍진 감독은 첫 장편 데뷔작인 '추격자'와 그 다음 작품인 '황해', 단 두 편으로 영화사에 남을 존재감을 보여줬다. '곡성'은 그의 작품 중 처음으로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은 작품이다. 비록 영화를 먼저 보고 나온 관객들은 간혹 "이 영화가 왜 15세 등급을 받았느냐?"고 당황하는 일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곡성'은 '추격자', '황해'에 비해 폭력성은 한 톤 내리고, 이를 대신해 오컬트 영화의 스산하고 소름끼치는 분위기가 더해진 수작이다. 기독교와 샤머니즘이 뒤섞여 있는 오묘한 분위기도 괴기스러운 느낌에 한몫 했다.
.'탐정 홍길동'은 그동안 국내 스릴러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장르와 캐릭터를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주연을 맡은 이제훈은 자신의 매력과 연기 내공을 십분 발휘해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중이다.
이제훈이 맡은 ‘탐정 홍길동’ 속 홍길동은 20년 전 어머니를 잃은 복수를 하기 위해 움직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동기를 가지고 움직이는 캐릭터다. 정의나 세계평화를 위해 움직이는 다른 히어로들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관객들이 극 초반부터 홍길동 캐릭터에 몰입하기 어렵다. 극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홍길동에 감정 이입하게 되고 극에 빠져들게 된다. 또 관객들을 극에 빠져들게 하는 것은 조성희 감독의 세심하고 공들인 연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조 감독은 흥행영화 '늑대소년'으로 송중기를 영화계 스타로 발돋움시켰다. 그 어떤 영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탐정 홍길동은 캐러멜과 각성제를 들고 다니며 악당을 대할 때는 그 어떤 악당들보다 잔인하게 돌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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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곡성' '탐정 홍길동'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