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에반스-고메즈, 자극 받아 살아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5.13 13: 00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선두 두산과 3위 SK의 고민이 조금씩 풀리는 것일까. 두 외국인 타자가 한 차례 2군행 이후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밀리면 퇴출”이라는 보이지 않는 심리적 절박감이 그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두산과 SK는 삼성과 함께 올 시즌 초반 외국인 타자의 덕을 가장 보지 못한 팀들로 손꼽힌다. 두산은 중심타선에 포진할 것이라 기대를 모았던 닉 에반스(30)가 자기 스윙을 보여주지 못하고 표류했다. SK도 내야 수비 안정 카드이자 타순의 열쇠로 뽑았던 헥터 고메즈(28)가 타격 부진에 오른쪽 가래톳 부상까지 겹쳐 울상을 지었다. 두 선수 모두 한 차례 2군행을 경험했다.
에반스는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기 전인 4월 23일까지 타율 1할6푼4리에 머물렀다. 홈런은 1개밖에 없었다. 그나마 오재일 김재환이 좋은 활약을 보여 티가 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고메즈도 역시 1할9푼6리의 저조한 타율을 보인 끝에 부상으로 재활 기간을 거쳤다. 홈런은 3개를 기록했지만 선구안과 정확도에서 우려를 모으기 충분했다.

하지만 두 선수는 1군 복귀 후 나란히 힘을 내고 있다. 에반스는 지난 롯데와의 주말 3연전을 앞두고 1군에 등록, 복귀 후 6경기에서 타율 3할6푼8리를 기록 중이다. 타율도 2할대에 진입했다. 8일 잠실 롯데전부터 4경기 연속 안타를 쳤고 SK와의 주중 3연전에서는 모두 2루타 하나씩을 쳐냈다. 12일 인천 SK전에서는 올 시즌 첫 3안타 경기로 분전했다.
고메즈 또한 이번 주중 3연전을 앞두고 1군에 등록돼 3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했다. 10일 인천 두산전에서는 올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타율도 2할3푼2리까지 올랐다. 12일 인천 두산전에서도 1안타에 그쳤으나 좋은 타구를 여러 차례 만들어내며 적응세를 알렸다. 고메즈가 유격수 포지션에 들어가니 수비가 안정되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두 선수는 아직 팀 내에서 확실한 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2군의 찬바람도 경험했고 자신 없이 상위권을 유지하는 팀 상황도 확인했다. 5월까지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퇴출’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다. 선수들이 이를 체감하지 못할 리 없다. 여기에 조금씩 한국 투수들의 스타일에 적응하며 오르막으로 갈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사령탑들의 평가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타격 리듬이 좋아지고 있는 단계라고 본다”라고 했다. 김용희 SK 감독도 “부상 후라 움직임을 면밀히 살폈는데 수비나 주루에서의 몸놀림은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두산은 휴식차 2군에 내려간 오재일이 조만간 1군에 돌아온다. 누군가는 하나가 2군에 내려가야 한다. 포지션상 에반스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최근 맹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SK는 최정민의 급성장으로 내야에 다소간 여유가 생긴 상황이다. 고메즈의 수비력이 가장 좋기는 하지만 예전처럼 타격 흐름을 계속 끊을 경우 마냥 데리고 가기 어려운 카드다. 두 선수가 위기를 극복하고 팀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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