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AOA 지민과 설현이 온스타일 '채널AOA' 출연 중 경솔한 언행으로 '역사지식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두 사람은 해당 논란이 불거지자, 각자의 SNS에 장문의 글을 게재하며 사과했다. '채널 AOA' 제작진도 마찬가지. 지난 3일 방송된 '온스타일 라이브-채널 AOA' 10회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하고 "심려끼쳐서 죄송하다. 앞으로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해당 논란을 단순 아이돌 개개인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논란 당사자를 겨냥해 끝없는 비난을 쏟아내는 것보다, 지금 우리에게 더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유사 논란에 대한 재발 방지다.
◇아이돌, 인성뿐 아니라 '역사공부'도 필수
연예 기획사들은 어린 멤버들이 연습생 시절부터 춤과 노래 뿐만 아니라 외국어 및 인성 교육 등을 곁들인다. 치열한 경쟁은 물론이거니와, 행여나 생길 수 있는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예능프로에서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던 성(性)교육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학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연예인 개인의 판단을 존중하는 편이다. 오히려 연예 활동에 집중하고자 자퇴하거나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에도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는 경우도 잦다.
하지만 '역사 공부'는 여기에서 분명한 예외가 되어야 한다. 연예인, 특히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의 경우 인기만큼이나 그 영향력 또한 엄청나다. 때문에 이들의 발언과 행동이 가져올 후속 여파는 상당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과거 처칠의 말을 다시금 되새길 때다. 아이돌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제작진, '재미'보다는 '파장' 생각해야
'채널AOA'는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이다.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보고 이름을 맞추지 못하는 지민과 설현이 "이토 히로부미"라는 촬영 스태프의 힌트를 받고, 엉뚱한 답변을 하는 모습은 논란의 소지가 다분했다. 그럼에도 이는 편집되지 않은채 고스란히 안방극장에 전달됐다. 이해할 수 없는 건 오히려 이 지점이다.
1차적인 잘못은 분명 '역사지식'이 부족했던 두 사람에게 있다. 하지만 리얼리티 예능 카메라에 담긴 이같은 모습을 내보내기 전 충분한 고민을 하지 않은 제작진의 경솔함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방송 중 늘 AOA의 팬임을 자처했던 PD가 단순히 재미보다는, 이같은 내용이 가져올 논란을 먼저 생각했어야 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리얼리티는 제작진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야 마음 편히 자신의 모습을 다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이야말로, 출여자들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걱정없이 보여줄 수 있게, 신뢰와 책임감을 수반해야 한다. 또한 이번 'AOA 역사지식 논란'을 계기로 최근 무분별하게 쏟아지고 있는 리얼리티 프로에 대해 안전 점검이 시급해 보인다. / gato@osen.co.kr
[사진] '채널AOA' 캡처,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