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보감’의 염정아와 정인선이 ‘역대급’ 60분을 만들었다. 1시간 내내 푹 빠져서 보게 만드는 힘이 대단했다. 절로 입을 벌리고 보게 할 정도로 강렬하고 섬세했다.
JTBC 금토드라마 ‘마녀보감’(극본 양혁문, 연출 조현탁)은 저주를 가지고 태어난 비운의 공주 서리(김새론 분)와 청춘 허준(윤시윤 분)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판타지 사극. 지난 13일 방송된 1회분에서는 중전 심씨(장희진 분)가 세자를 낳는데 어려움을 겪자 대비 윤씨(김영애 분)가 흑무녀 홍주(염정아 분)를 불러 결국 한 사람 종무녀 해란(정인선 분)을 희생시켜 중전 심씨를 회임시키는데 성공했지만 저주받은 아이가 태어난 내용이 그려졌다.
첫 회에서는 홍주와 해란이 그야말로 ‘하드캐리’ 했다. 60분을 ‘씹어 먹었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듯하다. 두 사람이 서로 대립하는 역할을 맡아 보여준 연기는 엄청났다. 홍주와 해란의 카리스마가 극을 가득 채웠다.
이날 염정아의 첫 등장은 예상대로 강렬했다. 홍주를 불러오라는 내관이 대비 윤씨의 명을 받고 홍주를 찾아갔고 홍주가 천막 안에서 섬뜩한 모습으로 나온 것에 이어 홍주는 왕 명종(이다윗 분)이 대비 윤씨와 국정을 논의 중인 편전에 당당하게 들어섰다. 거처인 천막에서의 등장도 충격적이었지만 편전에 나타난 홍주의 비주얼은 ‘충격’ 그 자체였다.
시청자들을 단 번에 압도하는 포스와 비주얼이었다. 빨간 입술, 날카로운 눈매 등 진한 화장과 그가 뿜어내는 기는 놀라웠다.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센’ 모습이었다. 그리고는 대비 윤씨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무슨 수를 써도 세자 저하를 안겨드리겠다”라고 말하는 모습부터 흑주술을 부리는 모습까지 조금도 놓칠 수 없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믿고 보는’ 배우 염정아가 만든 장면들이었다. 2011년 드라마 ‘로열패밀리’에서 보여준 연기도 대단했는데 ‘마녀보감’은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드는 연기였다. 그야말로 절정을 달리는 연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마치 ‘완성형 연기’를 보는 듯했다.
‘워킹맘’, ‘로열패밀리’, ‘내 사랑 나비부인’, 영화 ‘카트’ 등 코믹과 멜로, 신파 등 다양한 연기를 보여준 염정아이기에 가능한 연기였다. 2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지만 제대로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다.
염정아와 함께 60분을 잡아먹은 또 한 명의 배우 정인선의 활약도 엄청났다. 사실 정인선이 낯선 시청자들도 있겠지만 벌써 20년차 배우다. 1996년 6살 때 아역으로 드라마 ‘당신’으로 데뷔한 정인선은 ‘카이스트’, ‘빠스켓 볼’, 영화 ‘무서운 이야기2’, ‘한공주’ 등에 출연, 꾸준히 연기활동을 하며 내공을 쌓은 배우다.
정인선은 첫 회에서 비록 죽긴 했지만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줬다. 정인선은 신기를 가지고 있는 종무녀 역을 맡아 중전 심씨 대신 임신했지만 홍주의 흑주술로 아기까지 빼앗기고 중전 심씨와 홍주에 손에 죽었다. 정인선은 한 회 특별출연이었지만 1시간 내내 대단한 에너지를 보여줬다.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도 모자를 연기였다. 흑주술에 걸려 몸부림치는 연기부터 자신을 죽이려는 염정아의 멱살을 잡고 피 토하듯 홍주의 어두운 미래를 말하는 연기는 소름끼칠 정도였다. 정말이지 염정아와의 신경전은 짜릿할 만큼 폭발적이었다.
이에 방송 후 정인선을 향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다. 극찬 받을 만한 연기였다. 앞으로 ‘마녀보감’에서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마녀보감’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