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기 빨리는 듯한 꼰대들 속 막내, 고현정이 아니었으면 누가 할 수 있었을까.
13일 첫 방송된 tvN ‘디어 마이 프렌즈’는 김혜자부터 고두심, 나문희, 윤여정, 박원숙, 신구 등 이름만 들어도 어마어마한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늘 작품 속에서 여왕으로 군림하던 고현정이 이중의 막내로 합류, 갖은 심부름과 잡일을 떠맡게 되는 그림으로 색다른 재미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베일을 벗은 1회를 통해 엿본 고현정의 모습은 예상대로였다. 극 중 완(고현정 분)은 작가로 엄마 난희(고두심 분)으로부터 글을 쓸 소재를 얻기 위해 동문회를 함께 가는 것이 어떻냐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동문회까지 에스코트 했다가 다시 모셔오라는 소리.
이에 완은 완고하게 거절했지만, “완아 동문회 같이 가줘서 고마워”라며 하트까지 보내는 사랑스러운(?) 두 이모 정아(나문희 분)와 희자(김혜자 분)의 부탁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결국 완은 뒷좌석에는 정아와 희자를, 조수석에는 난희를 태우고 부담감을 가득 안은 채 드라이버로 나섰다.
예상대로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시끄럽게 통화하거나 노래를 틀어놓은 이모들 때문에 신경이 거슬리던 가운데, 마침 지나가는 차까지 노선을 방해하며 사고가 날 뻔한 것.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희자는 화장실이 급하다고 보챘고 차는 방전되는 바람에 완의 분노는 폭발 직전까지 다다랐다.
여기서 본색을 드러내기엔 완의 내공도 만만치 않았다. 난희와 이모들에게 화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한 뒤 미인계를 이용해 지나가는 차를 붙잡아 무사히 충전을 마치고 동문회로 향한 것. 또한 동문회에서는 석균(신구 분)이 “시집 안 갔냐”, “작가라며 글은 쓰고 있냐” 등 공격에 나섰지만, 이 역시 무사히 웃어넘겼다.
하지만 마지막 관문은 막강했다. 미국에서 돌아온 영원(박원숙 분)이 동문회에 온 것을 본 난희가 분노하기 시작한 것. 과거 영원의 친구와 난희의 남편이 바람 핀 전적이 있기 때문. 또한 영원이 여전히 그 친구와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안 난희는 결국 영원의 머리채를 잡고 싸움을 시작했다.
이처럼 보는 사람마저 기 빨리게 했던 꼰대들 속 완의 모습은 그야말로 ‘극한 직업’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렸다. 더군다나 ‘디어 마이 프렌즈’는 이제 막 시작인 작품. 작품 밖에서나 안에서나 막내인 완이, 고현정의 수난시대가 예고됐다. 데뷔 28년차에 막내가 된 고현정이 이를 어떻게 극복해낼지 역시 기대가 모아지는 부분이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디어 마이 프렌즈'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