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에 초점을 맞춘 것은 같았고, 길의 짠한 속마음이 느껴지는 인터뷰는 달랐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벌칙이자 도전이었던 방송인 정준하의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5’ 출전기가 드디어 공개됐다. 지난 3월 정준하는 ‘쇼미더머니5’ 예선에 참가했고, 이 모습은 ‘무한도전’을 통해 살짝 공개됐다. 다만 ‘무한도전’은 도전의 근간이자 타사 인기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5’에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정준하의 랩 도전 과정과 현장 분위기만 전했다. 때문에 ‘무한도전’에 방송되지 않은 정준하의 랩 완창과 결과, 그리고 길의 인터뷰에 대한 궁금증이 가득했다.
# 더 확연히 드러난 정준하의 진정성
사실 정준하가 래퍼 도전에 나선 것은 장난에서 비롯됐다. 하하는 신년 특집에서 정준하에게 ‘쇼미더머니’ 도전이라는 벌칙을 안겼다. 정준하의 부글부글 끓는 속내가 웃음을 안겼는데, 실제 랩 도전에 나서는 모습은 진지했다. 지코의 도움 속에 랩 도전을 했고 ‘무한도전’은 이 과정을 찡하게 담았다. ‘쇼미더머니5’는 정준하의 속내 인터뷰를 더했다.
그는 “하하 씨 때문에 벌칙 수행으로 나오게 됐다”라면서도 “도전하겠다고 했을 때 ‘이게 무슨 랩이냐’ 하는 사람도 있었다. 민폐가 되거나 공정하지 못한 결과로 상처가 되지 않게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랩을 통해서 표현하는 게 멋있다”라면서 “준비하는 과정에서 랩에 빠지게 됐다. 노력하는 진정성만 알아달라. 떨어지더라도 인정받고 싶다”라고 진지한 자세를 드러냈다. 정준하를 곱지만 않게 바라보는 참가자들의 인터뷰도 담기며 솔직한 감정 표현이 주를 이루는 ‘쇼미더머니’ 시리즈의 구성이 눈에 띄었다. 동시에 열정적으로 준비한 정준하의 노력이 부각됐다. 또한 기대 이상으로 가사 전달력과 의미가 좋았던 랩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다만 결과를 바로 공개하지 않고 질질 끄는 이 프로그램의 특성상 정준하의 합격 여부는 일주일 뒤로 미뤄졌다. 아무리 진정성을 강조해도 ‘낚시질’과 ‘악마의 편집’은 변하지 않았다.
# ‘그 전 녀석’ 길의 짠한 시선
사실 ‘무한도전’ 멤버인 정준하가 ‘쇼미더머니’에 도전하는 것과 함께 이번 시리즈가 주목을 받은 것은 프로듀서 군단에 길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 정준하의 심사는 사이먼디가 맡았지만, 그래도 길과 정준하의 재회가 기대됐다. ‘무한도전’은 정준하의 랩 도전 후 길이 다가가 포옹을 하며 두 사람이 울컥해 하는 모습을 담아 모두를 울렸다. 길은 2년 전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킨 후 ‘무한도전’에서 하차했다. 무려 5년간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길의 실수는 프로그램에 위기를 야기한 바 있다. 때문에 길은 긴 자숙의 시간을 가졌고 복귀 역시 ‘무한도전’이 아닌 ‘쇼미더머니’를 택했다.
‘쇼미더머니’는 길의 인터뷰를 담았다. 그는 “재밌겠다 웃기겠다 했는데 경연날이 오니까 덜리더라. 준하 형이 준비를 많이 했다고 들었다. 나도 많이 떨렸다”라고 벅찬 감정을 토로했다. 길은 ‘무한도전’에 피해를 끼쳤다는 생각에 멤버들과 자주 교류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길은 정준하의 랩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서성거렸고 “가서 봐도 되나?”라고 중얼거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길의 속마음이 먼저 공개되고 정준하와 길의 포옹이 담기며 두 사람의 재회의 감동이 높아졌다. 이미 ‘무한도전’을 통해 본 장면이었지만 시선이 달랐다. ‘무한도전’은 현재 멤버인 정준하의 표정에, ‘쇼미더머니5’는 길의 감정선과 표정에 집중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쇼미더머니5' 방송화면 캡처, MBC-엠넷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