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예능 기근이었다. 다시금 전성기를 맞는 예능인도,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대세’도 모두 남성이었고, 인기 예능프로그램들도 남초였던 것이 요 몇 년 사이 우리 방송가의 모습이다. 그런데 여성 멤버들로만 구성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버저비터를 시원하게 터뜨렸다.
감동과 재미를 모두 잡았다는 평이 줄을 잇고 있는 중. 웃음을 빵 터뜨렸다가 눈물을 쏙 빼는 연출과 연출이 특히나 인상적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여러 연령층의 멤버들이 만들어내는 ‘케미’ 또한 시청자들이 열띤 호응을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 문화계 6인의 멤버들이 꿈에 투자하는 계모임 '꿈계'에 가입하면서 펼치는 꿈 도전기. 배우 라미란과 민효린, 방송인 김숙, 홍진경, 가수 소녀시내 티파니, 제시가 출연한다.
최근에는 민효린이 두 번째로 ‘꿈계’를 타 멤버들과 함께 걸그룹이 돼 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는데, 이 최고령 걸그룹이 한 명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하나로 뭉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그림이 꽤나 뭉클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그러면서 생겨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하며 보는 맛을 더하고.
지난 13일 방송된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는 과거 걸그룹의 꿈꿨던 민효린의 도전을 함께 하는 멤버들의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이번 민효린의 에피소드에서 프로듀싱을 맡은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의 역할이 크다. 지난주 그는 멤버들에게 진정성을 강조하며 자기 자신을 뒤돌아보라는 미션을 줬다. 이 미션을 통해 멤버들은 더욱 가까워져갔다. 서로에 대한 발견으로 돈독함이 더욱 탄탄해진 것. 이를 의도한 박진영은 그야말로 명장이었다.
그는 음악에 진정성을 담기 위해 멤버들 내면의 이야기를 끄집어냈고, 이 과정에서 ‘슬램덩크’ 멤버들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서로에 대해 더욱 따뜻하게 알아가는 계기가 마련됐다.
13일 방송에서는 멤버들이 걸그룹으로 향해가며 다양한 그림을 연출해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들은 대세 걸그룹 트와이스, 아이오아이와 만났는데, 엄마뻘 되는 연예계 대선배들이 걸그룹 멤버들을 선배로 맞는 모습에서 웃음을 터졌다. 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댄스 배틀을 벌이는가 하면 체력검증까지 거치며 흥미로운 포인트들을 만들어냈다.
꿈을 이룬 소녀들보다 잊고 있던 자신의 어린 시절 아련한 꿈을 다시 찾아가는 ‘슬램덩크’ 멤버들의 모습은 웃음과 함께 진한 감동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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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제공,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