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쇼미더머니5' 정준하는 1차 예선에 합격했을까?
등장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정준하의 랩이 지난 13일 오후 첫 방송된 케이블채널 엠넷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5'를 통해 드디어 공개됐다. 사실 정준하의 '쇼미5' 출연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하하가 준 벌칙이었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공개된 정준하의 무대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예선 현장에 모인 경쟁자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고, 시청자들도 놀랐다.
이날 정준하는 긴장한 모습으로 프로듀서 사이먼 도미닉 앞에 섰다. "웃지마!"라는 강렬한 시작을 한 정준하는 가사 실수도 없이 귀에 쏙쏙 들어오는 랩을 쏟아냈다. 주위에서 화호가 이어졌고, '그 전 녀석' 길도 흐뭇하게 정준하의 무대를 바라봤다. 현장에 응원을 갔던 하하 역시 "너무 잘한다"라면서 감탄했다. 정준하의 랩이 끝나자 환호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정준하의 랩이 실력적으로 월등하게 뛰어났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청자들까지 감동하게 만든 것은 분명 그의 진심 때문이었다. 사이먼 도미닉은 "깜짝 놀랐어요. 파워풀하고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에 진짜 고민이 많았다"라고 말했고, 매드클라운 역시 정준하의 랩을 듣고 "이 분이 그냥 예능을 하러 나오신 게 아니구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정준하가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랩을 했다는 것.
정준하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래퍼 MC민지"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전해보겠다고 했을 때 '네가 무슨 랩이냐'면서 욕하는 사람도 있고, 이렇게 많은 지원자들이 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민폐가 되거나 공정하지 못한 결과로 상처를 주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라면서, "로꼬&그레이의 콘서트 MC를 한 적이 있는데 열정과 에너지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됐다. 현재의 심정과 울분을 랩을 통해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나도 준비하는 과정에서 랩에 빠지고 좋아하게 되고, 화제성만 끈다는 이야기를 들을까봐 나도 나름 열심히 준비하고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했다"라고 털어놨다.
사실 정준하도 이번 '쇼미5' 출연이 긴장되고 충분히 불편했을 것이다. 벌칙으로 어쩔 수 없이 수행하게 됐지만 새로운 도전이었기에 부담이 컸을 것. 특히 연예인 정준하와 '무한도전'이라는 배경, 화제성은 그에게 더욱 큰 부담과 긴장 요소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최선을 다해서 랩을 준비했고, 진심과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랩으로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그래서 그의 무대, 이 무대를 준비하면서 흘렸을 그의 땀방울이 더 의미 있었다.
"웃지마/여기 있는 참가자 중 내가 최고령/이제부터 내 랩을 잘 들어보렴/솔직히 나도 여기 서 있기 싫지/간신 하하 놈은 웃고 있겠지 피식/BUT/나 지금 밥 먹을 때처럼 진지하지/다 먹어치울 거야/난 원래 식신/그래 나 힙합을 몰라 그래 즐길 줄도 몰라/근데 목걸이를 받게 되면 너희들은 놀라 Whoo/집에 가면 내 랩이 귀에 맴돌 거야 쏙쏙/내 랩은 Good Good 나머지는 So So/아프지마 도토 도토 잠보"
정준하가 1차 예선에서 들려준 랩의 가사 역시 그런 마음을 담아냈다. 프로듀서 사이먼 도미닉의 마음을 '쿵'하게 만들었던 것도 이런 부분 때문일 것.
일단 정준하의 '쇼미5' 출연에 대한 반응은 긍정 여론으로 돌아섰다. 완벽한 실력은 아니었더라도 진심으로 만들어낸 무대와 감동. 정준하 본인뿐만 아니라 많은 래퍼들에게도 의미 있는 무대였을 것. 이제 궁금한 것은 이 의미 있었던 무대가 합격으로 이어졌을지의 여부다. 사이먼 도미닉이 정준하에게 손을 내미는 순간 주위에서 환호가 터졌고, 정준하는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합격목걸이를 받았을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바로 이어진 길의 눈물이 어떤 의미였을지, 단순한 악마의 편집일지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과연 시청자들은 MC민지의 무대를 더 볼 수 있을까? /seon@osen.co.kr
[사진]엠넷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