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가 베일을 벗었다. 공개된 영화는 예상했듯 두 여배우의 수위 높은 동성애 베드신이 담겼고, 박찬욱 감독 특유의 심미주의적인 미장센,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내용이 고루 어울려 있었다.
14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베일을 벗은 영화 '아가씨'(박찬욱 감독)는 극적인 이야기와 박찬욱 감독 특유의 미장센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아가씨'는 영국 소설 '핑거 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 어린 시적 부모를 잃고 후견인 이모부의 엄격한 보호 아래 살아가는 아가씨와 그런 아가씨의 집에 사기꾼 백작의 사주로 들어가게 되는 하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파트1, 파트2, 파트3로 나뉜 이 영화는 여러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파트1에서는 겉으로 보이는 세 남녀의 관계, 파트2와 파트3는 파트1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관계의 실체가 드러나는 식이다. 파트 1에서는 두 주인공의 표면적인 관계에 집중하고 파트2에서는 파트1에서 풀리지 않았던 점들을 시원하게 해소한다. 파트3에서는 둘의 사이를 둘러싼 또 다른 사람들의 관계를 그려내며 결과적으로 두 여인이 서로를 향해 품은 사랑을 풍성하게 그려낸다.
두 여배우의 연기는 탁월하다. 신예 김태리는 과감한 하녀의 성격을 흥미롭게 그려내고, 김민희는 오묘한 매력의 아가씨를 실감나게 연기했다. 조진웅과 하정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두 여인들의 옆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제몫을 했다. /eujenej@osen.co.kr
[사진] '아가씨'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