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화’에서 언제쯤 고수의 열연을 볼 수 있는 것일까. 아직까지는 여자 주인공 진세연의 일대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옥중화’가 남자 주인공 고수의 역할에 대한 의문점이 생기고 있다.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는 옥에서 태어난 옥녀(진세연 분)의 복수, 그리고 아직까지 왈패로만 그려지고 있는 윤태원(고수 분)의 이야기를 다룬다. 태원은 권력의 심장을 움켜쥐고 있고 친아버지인 윤원형(정준호 분)에게 칼끝을 겨누고 있다. 바로 자신과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이기 때문.
아무래도 이야기가 옥녀를 중심으로 흘러가고 태원은 부수적으로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갖고 일을 벌이는지 알 수 없게 혼자 ‘치밀하게 계략’을 세우고 있다. 시청자들이 태원의 감정선을 따라가기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표하는 것도 이 때문. 옥녀의 감정선이 개연성은 떨어져도 벽돌 쌓듯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것과 달리 태원은 마치 다른 드라마를 보듯 동떨어져 있는 인물처럼 다가온다. 태원이 야심을 품고 지략을 펼쳐나가는데, 이야기의 중심이 옥녀에게 쏠려 있고 부수적으로 담기다 보니 흐름이 뚝뚝 끊기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것.
태원에게 감정을 이입해서 드라마를 보기에는 옥녀에 비해 비중이 작고 너무 많은 인물들이 쏟아져 다소 산만하다. 그래서 태원의 감정선을 따라가기 쉽지 않고 무슨 꿍꿍이인 지 알 수 없어 더 답답하다.
여기에 태원을 연기하는 고수가 간간히 등장할 때마다 고수 특유의 묵직한 느낌이 전해지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분명히 아픔이 있는데 그 아픔을 숨기기 위해 발랄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태원이 시종일관 진중한 분위기의 ‘옥중화’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때론 연기가 너무 튀는 것처럼 느껴지는 불상사가 벌어지고 있다. 연기 잘하는 배우 고수의 안타까운 상황이다.
남자 주인공인데 아직까지는 극의 부수적인, 심지어 조연들보다 강렬한 인상을 안기지 못하는 병풍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이야기 자체가 연기 잘하는 고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직 고수가 연기하는 ‘태원의 쇼타임’이 시작이 되지 않은 것인지 판단하기에는 이른 부분이 있지만 말이다.
‘옥중화’는 사극 명장 이병훈 PD의 신작이라는 점, 그리고 고수가 출연한다는 점이 기대를 모았다. 아무래도 진세연이 호감도가 높은 배우가 아닌 까닭에 잘생긴 외모와 빼어난 연기력을 갖춘 고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것이 사실. 허나 아직까지는 시청자들의 기대와 달리 캐릭터와 연기에 있어서 고수가 돋보이는 그림이 아닌 상황이다. / jmpyo@osen.co.kr
[사진] ‘옥중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