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서수남의 열정은 전성기 시절에 못지않았다. 블로그를 운영하고, 노래 교실도 열고, 동료들을 살뜰히 챙겼고, 봉사와 운동도 빼먹지 않았다. 그리고 밤마다 일렉트로닉 장르의 신곡 녹음에도 열중했다.
서수남은 15일 오전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이하 '사람이 좋다')를 통해 열정이 넘치는 74세의 싱글남 일상을 공개했다.
아침은 토스트로 시작했다. 싱글남의 일상답게 간단한 식사를 즐겨했지만, 영양을 위해 달걀과 사과는 빠뜨리지 않고 꼭 먹는다고. 염색도 혼자서 척척 해냈다. 피부에 크림을 발라 염색되는 걸 방지하고, 솜씨도 꼼꼼했다. 염색을 기다리는 5분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야구를 시청하며 운동에 열중했다.
외로움은 친구들과의 우정으로 해소했다. 이웃집에 사는 캐나다 가수 피터 제임스, 전유성, 오기택 등들을 만났다. 특히 오기택의 병문안을 가서는 작은 음악회를 열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서수남은 지난 1990년 ‘서수남과 하청일’ 듀엣 활동을 마감했다. 20년 동안 했던 듀엣 활동이 마감되니 허전함을 느꼈다고. 막막했던 과거는 또 있다. 2000년 투자 실패로 전재산을 잃고, 아내와 이혼하고 자신의 곁을 함께 해줬던 어머니도 돌아가셨다. 또 미국에서 살던 큰 아이는 마음에 묻었다.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화려한 전성기를 보내고 아득한 절망, 쓰라린 이별을 모두 겪고 인생의 깨달음을 얻었다. 8월에 떠날 해외 봉사활동도 계획하고 있었다. 2010년부터 7년째 우간다로 떠나는 봉사는 빼먹지 않는다고. 우간다에서 서수남은 한국에서 온 키다리 아저씨로 통한다고.
서수남은 이제 EDM 장르의 신곡을 녹음하는 등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삶을 살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사람이 좋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