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공심이'가 뻔해도 너무 뻔한 스토리의 한계를 극복해낼 수 있을까.
지난 14일 첫 방송된 SBS 새 주말 드라마 '미녀 공심이'(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는 정의로운 동네 테리우스 안단태(남궁민 분)와 못난이 취준생 공심(민아 분)의 싱그러운 로맨스를 그리는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의 백수찬 PD와 이희명 작가가 의기투합해 제작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첫 방송에는 각 캐릭터들의 성격과 그들이 엮이게 되는 이야기로 가득했다. 언니 공미(서효림 분)에게 늘 비교당하던 공심은 학원비를 벌기 위해 옥탑방에 세를 놓게 됐고, 안단태가 그 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두 사람은 악연으로 얽히게 됐다.
공심은 단태의 껄렁껄렁한 겉모습을 보고는 돈이나 뜯고 다니는 건달 정도로 오해를 했다. 하지만 단태는 낮에는 변호사, 밤에는 대리 운전을 하며 살아가는 정의로운 청년이었다. 술에 취해 맞고 있는 준수(온주완 분)를 구해주고 친구가 되기도. 재벌가 아들인 준수에게는 남 모를 아픔이 있었다. 바로 과거 납치를 당한 형 준표의 그늘에 가려져 할머니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었던 것.
그리고 단태가 준표라는 사실이 언급되기도 했다. 단태가 울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는 꿈을 꾼다거나 준수와 마찬가지로 달걀을 먹지 못한다는 점이 그 증거. 이는 앞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중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백수찬 PD의 설명대로 '미녀 공심이'는 막장같은 자극적인 요소는 없는 드라마임에 분명하다. 언니에게 치여 비교 당하는 둘째의 설움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남녀가 만나 티격태격하며 인연을 이어가는 모습 등이 공감과 재미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자신감이 부족한 여주인공이 현실의 편견에 맞서 싸운다는 설정이나 단태의 출생의 비밀, 단태와 공심을 만난 준수가 만들어갈 삼각관계 혹은 재벌가 집안 싸움 등은 지금껏 드라마 속에서 너무나 많이 봐왔던 소재들이라 다소 식상하다는 평가를 얻기도. 1회만 봐도 앞으로의 이야기가 뻔하게 그려진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특히 이희명 작가는 수많은 히트작을 쓰긴 했지만 초반에 비해 후반 필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그렇기에 이번 '미녀 공심이' 역시 MBC '옥중화'에 맞설만한 무기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상황. 과연 이희명 작가가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 끝까지 믿고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를 완성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생긴다. /parkjy@osen.co.kr
[사진] '미녀 공심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