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아 ‘마녀보감’에서 하차한 배우 최성원이 지난 14일 2회분에 등장했다. 이렇게 연기를 잘할 수가 없다. 윤시윤과의 호흡은 물론이고 능청스러운 연기까지, 보고 나니 더 안타깝다.
최성원은 JTBC 금토드라마 ‘마녀보감’(극본 양혁문, 연출 조현탁)에서 허준(윤시윤 분)의 단짝 동래 역을 맡았다. 하지만 촬영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드라마에서 하차해야 했다. 촬영 중 경미한 타박상을 입었는데 회복이 더뎌 정밀진단을 받았고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초기에 발견해 완치할 수 있어 참 다행인 일이지만 배우로서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노을이로 사랑받았던 최성원은 이제 탄탄대로를 걸을 일만 남았는데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최성원은 드라마에서 하차 후 완치까지 1년여 정도 치료에 집중할 계획이다. 많은 네티즌들이 그의 완치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지난 14일 첫 등장한 최성원의 모습을 보니 안타까움이 더 크다.
2회 방송에 등장한 최성원은 윤시윤과 맛깔 나는 호흡을 보여주며 극에 유쾌한 기운을 불어넣었다. 서자로 태어난 허준의 이해하는 유일한 벗인 동래는 허준과 깨알 같은 브로맨스를 보여줬다. 감초의 역할을 확실히 해주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 방송에서 동래는 갓을 쓰고 멀끔하게 양반 의상 차림을 하고 나타나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는 경마 경주에서 허준의 말대로 허준이 아닌 허옥에게 돈을 걸고는 내기에서 이기자 좋아하는가 하면 이어 허준에게 내기에서 딴 돈을 주면서 보여준 재치 넘치는 모습도 웃음을 자아냈다.
동래는 허준에게 내기에서 딴 돈을 다 주지 않고 기발한 센스로 줄에 엽전을 끼워 몸을 묶고는 옷으로 가린 것. 결국 허준에게 들키자 민망해하면서 허준이 나날이 발전한다고 하자 이를 칭찬으로 듣고는 해맑게 웃는 것까지, 최성원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극의 균형을 맞춰줬다.
이뿐 아니라 여장을 하고 궁에 들어가는 것도 큰 웃음을 만들어냈다. 마치 뺑덕어멈을 연상케 하는 화장으로 여자 목소리를 내질 않아 흑림에서는 덫에 걸리고는 바지에 실례하기까지 유쾌함 그 자체였다.
막상 드라마를 보고 나니 ‘마녀보감’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무거운 스토리를 담고 있는 ‘마녀보감’에서 감초로서 재미를 불어넣는 것은 물론 윤시윤과 차진 브로맨스를 보여주고 있는 최성원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마녀보감’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