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의 연예인 평가단은 껌뻑하면 복면을 쓴 가수들에게 육각수 아니냐고 말했었다. 근데 진짜로 이렇게 육각수가 나올 줄이야. 멤버 조성환이 ‘복면가왕’에 모습을 드러냈다.
95년 강변가요제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등장한 남성 듀엣 육각수는 판소리와 랩을 접목한 독특한 노래 ‘흥보가 기가 막혀’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노래는 10대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목을 끌며 인기를 얻었다. 20년 만에 만난 그는 여전히 장난기 많은 얼굴로 신나는 무대를 선사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MBC 예능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 30대 가왕을 향한 8인의 1라운드 대결이 시작된 가운데 조성환이 어장관리 문어발이란 이름으로 마지막 무대에 올라 램프의 요정과 대결을 펼쳤다.
두 사람은 이날 노라조의 ‘슈퍼맨’을 통해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앙증맞은 댄스로 분위기는 금세 고조됐고 이들의 정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문어와 램프의 노래가 절정을 향해 달려갈수록 청중의 호응이 높아졌다.
결국 판정단은 램프에게 74표를 선사했고, 문어는 25표를 얻어 복면을 벗어야만 했다. 싸이의 ‘예술이야’를 부르며 얼굴을 드러낸 조성환은 “히트곡 하나로 연명하는 모습이 싫었다. 내 자신부터 뜯어고치자는 생각을 했고 다시 노래가 하고 싶어졌다. 큰 욕심보다 꾸준하게 음악 생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남겼다.
‘복면가왕’이 90년대 중반의 아련한 추억을 소환했다. 어디서든 만나기 힘든, 노래 잘하는 가수를 불러 모은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살린 것이다. 말이 쉽지 정말로 이루기 힘든 목표를 이뤄내고 있다. 그 울림은 더욱 더 오밀조밀해졌고, 설렘은 더욱 묵직해졌다. 가수들의 시원한 가창력 속에 보이는 섬세함 또한 눈에 띄게 발전했다.
음악 예능이 점점 많아지면서 가벼워지고 쉬워진다는 함정이 있는데 ‘복면가왕’은 편견 없는 무대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무게감을 업고 달리고 있다. 그들이 앞으로 소환해낼 가수가 누군지 갈수록 궁금하다. 또한 육각수의 활발한 활동도 기대해본다./ purplish@osen.co.kr
[사진] ‘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