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국민 MC다. 센터에서 밀려나 있는 중간 중간 어떻게든 재미를 끌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유재석. 그리고 그가 센터에서 진행을 하지 않는 순간, 왜 그가 국민 MC로 인정을 받는지 알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 15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 멤버들은 센터를 차지하기 위해 여러가지 미션을 수행했다. 멤버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자리한 게스트는 조보아, 엄현경, 경수진, 지코, 스테파니리, 유인영, 홍진영으로, 이들은 멤버들과 짝을 이뤄 센터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오프닝에서 멤버들은 자신들이 앉고 싶은 자리에 앉기로 했었는데, 이 때 센터를 차지한 건 지석진이었다. 이에 지석진이 메인 MC가 되어 진행을 하게 됐고 멤버들은 다소 어색한 분위기로 진행을 하는 지석진에게 "90년대식 진행", "올드하다"며 연신 불만을 털어놨다.
그럼에도 지석진은 게스트에게 다짜고짜 각오를 묻고, 자리에서 일어나기를 강요했으며, 맥을 끊는 멘트로 모두를 당황케 만들었다. 물론 이런 지석진을 향한 멤버들의 구박이 섞이자 이 같은 상황 역시 예상치 못한 재미와 웃음을 자아내긴 했지만 게스트들의 이야기에 집중을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생겼다.
지석진이 엄현경에게 맥없이 사심을 고백하는 한편 유재석은 "엄현경은 SBS 예능이 낳은 자랑이다. '엑스맨'에서 긴장소녀로 활동하다가 10년만에 만났는데 사람이 완전 바뀌었다"라고 설명을 했다. 특히 엄현경의 취미가 기린 인형 모으기라는 것을 알고 있는 유재석은 지석진 대신 이를 부연 설명해 이해를 높이기도 했다.
또한 지석진은 비가 오는 추운 날씨 속에서 어깨를 드러낸 경수진이 추워했음에도 계속 질문을 하는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지석진은 장소를 옮긴 후 유재석에게 보조MC를 요청했다. 이 때부터 유재석은 게스트 한 명 한 명에게 주목할 수 있는 질문을 해 몰입도를 높였다.
조보아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엄현경에게 춤을 시키고 김종국을 향한 홍진영의 애교를 끌어내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수영장 부표 올라가기 미션에서 엄청난 승부욕을 보인 경수진을 언급하며 게스트가 조금 더 부각이 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분명 지석진, 이광수, 송지효도 센터가 되어 저마다 진행 실력을 뽐내기는 했지만, 역시 국민 MC 유재석은 달라도 많이 달랐다. 쉴새없이 주위 상황과 게스트를 살피고 매끄럽게 게임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중간중간 웃음 유발하는 멘트와 행동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터. 그럼에도 유재석은 이 많은 이들을 완벽하게 해내며 7년이라는 시간 동안 '런닝맨'을 이끌고 있다. 잠깐이었지만, 왜 유재석이 국민MC라 불리는지 다시 한번 재증명된 시간이었다. /parkjy@osen.co.kr
[사진] '런닝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