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선희가 박명수 저격수로 대변신했다. 그간 숨겨져 있던 이선희의 예능감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이선희와 예진아씨는 지난 15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판타스틱 듀오'에 한 달째 왕좌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제 1대 판듀로 출연했다.
늘 수줍은 미소와 여린 목소리로 소녀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는 이선희는 "매주 이렇게 인사를 드리니까 이제 저도 여기 고정인 것 같다"라고 소감을밝혔다. 이에 전현무가 나서서 "2MC를 하면 안 되냐"라고 물어볼 정도.
이제 '판타스틱 듀오' 녹화장이 익숙해졌기 때문인지 이선희는 한결 여유로운 모습으로 MC와 패널들의 말에 반응을 했다. 특히 박명수와는 주거니 받거니 찰떡 호흡을 보여주며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 이선희는 '눈물의 이별송'이라는 주제에 맞게 패티김의 '이별'을 선곡했다. 이에 박명수가 "제목처럼 되면 어떡하냐"고 묻자 이선희는 오히려 박명수의 부어 있는 눈을 지적해 그를 당황케 만들었다. 전현무는 이선희의 날로 발전하는 예능감에 "연예대상 신인상 예약"이라고 했고, 박명수는 한 술 더 떠 이선희에게 "'런닝맨'에 나가라"라며 부추기기도 했다.
압권은 스타 등용문으로 여겨지던 신승훈의 뮤직비디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였다. 김지호, 명세빈, 남상미, 조인성 등 신승훈의 뮤직비디오에만 출연하면 스타가 된다는 속설이 있었던 것. 이에 박명수는 이선희를 지목하더니 "제 2의 인생을 사셔야죠"라고 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박명수의 발언에 이선희도 적잖이 당황한 눈치. 하지만 이선희는 곧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이 했던 "견우야"를 해보기로 했다. 신승훈이 옆에서 라이브로 ost를 부르는 가운데 이선희는 박명수를 보고는 "명수야, 너 그러다 완전히 쫓겨난다"라고 재치넘치는 패러디를 해 스튜디오를 발칵 뒤집어놨다. 이에 제작진은 이선희에게 '떠오르는 박명수 저격수'라는 설명을 더하기도 했다.
말을 많이 하거나 제스처가 큰 출연자는 아니지만, 함께 한다는 존재만으로도 큰 의지가 되고 믿음이 가는 가수가 바로 이선희다. 놀라운 가창력이나 무대 매너는 기본. 여기에 물오른 예능감까지 장착한 이선희를 언제까지 '판타스틱 듀오'에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되도록이면 그 시간이 길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parkjy@osen.co.kr
[사진] '판타스틱 듀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