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세 번째 칸 진출작 '아가씨'에 대한 평가는 현재 진행형이다. 호평이 있는가 하면, 반대 의견도 없지 않다. 지난 14일 상영회로 영화를 공개한 이래로 뜨겁게 점화되고 있는 '아가씨'에 대한 해외 언론 및 전문가들의 반응들을 소개한다.
▲ 상영회 중 소동, 5분 기립 박수
지난 14일(현지시각)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아가씨'의 공식 상영회에서는 약 3천 여명의 관객이 영화를 봤다. '올드보이'와 '박쥐' 두 편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감독의 반열에 오른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인지,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은 현장에 있는 한국 취재진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열광적이었다.
145분간의 상영 후 관객들의 반응은 갈렸다. 상영이 끝난 후 5분간 기립 박수가 쏟아졌지만, 한편으로는 배우의 신체가 일부가 잘리는 장면을 보던 중 밖으로 나가는 무리의 관객들이 있어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에 대해 CJ엔터테인먼트 측은 "관객들의 일부 소란은 극장 지원이 의자 밑을 손전등으로 비추고 의자 위로 타고 넘어가는 관객도 있어 쥐가 나온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지만 현재로선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5분의 기립 박수'에도 해석의 여지는 있다. 칸 영화제에서는 영화 상영의 시작시와 종료시 뜨거운 박수로 격려와 응원을 해주는 전통이 있다. 특히 영화가 끝 난 후 관객들은 감독 및 배우들에게 기립 박수를 쳐 주는데, 객관적으로는 박수가 지속된 시간, 주관적으로는 현장에서 느껴지는 호응도로 관객들의 반응을 감지한다. 5분은 평균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이지만, 이를 수상이나 작품성과 연결지을 수는 없다. 영화제 수상은 참석한 관객이 아닌 심사위원들의 논의로 이뤄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 스크린 데일리 2.2점
전문가들의 반응도 호불호가 갈렸다. '아가씨'에 대한 스크린 데일리의 평점은 2.2점으로 4점 만점의 별점에서 3점을 준 전문가가 네 명, 2점을 준 전문가가 네 명, 1점을 준 전문가가 두 명이었다. 스무 편 중 현재 공식 상영을 마친 작품은 여섯 편.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영화는 '토니 어드만'(Toni Erdmann, 마롄 아데 감독)으로 총 12명의 전문가들 중 9명이 최고점인 4점을 줬다.
▲ 외신들, 미장센&에로티시즘 찬사
'아가씨'를 접한 외신의 반응은 이 영화의 매력적인 미장센과 에로티시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버라이어티는 "'핑거스미스'(원작)의 영리하고 자극적이고 관능적이고, 지나치게 사치스러운 한국적 해석"이라고 표현했고, 스크린데일리는 "가득찬 유머와 극도로 포토제닉한 섹스, 모범적인 코스튬 디자인과 바로크적인 잔인함이 이 영화에 매우 강력한 상업적 가능성을 불어넣는다"고 표현했다. 더랩은 "원작 재료를 갖고 최상으로 만들어낸, 극도로 아름다운 작품"이라고도 표현했다.
▲ 프로그래머, 바이어들의 호평
해외 영화제 프로그래머, 바이어들의 평가는 호평 일색이었다. 베니스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엘레나 폴라끼는 "이번 칸 영화제 초청작 중 가장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예상을 넘는 파격에 놀라움을 느꼈다. 특히 아름답게 담겨진 영상미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탈리아 언론들도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차기작은 꼭 베니스로 초청하고 싶다"고 감동을 표했으며 폴란드 Gutek Film의 바이어 Jakub Duszynski는 "'아가씨'는 환상적인 걸작이다. 모든 장면에서 만족을 느꼈고, 숨겨진 더 깊은 의미가 있는 것처럼 받아들였다. 서재로 상징해낸 문화는 여성의 감옥이고 남성이 만들어낸 지옥이다. 황금종려상을 받을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도 평가했다. /eujenej@osen.co.kr
[사진] AFP BB=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