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박찬욱 감독)에서 김민희는 절정의 미모와 연기를 보여준다. 한없이 청순하고 연약한 얼굴 속에 요부의 면모를 감추고 있는 여주인공 '아가씨'. 박찬욱 감독이 "소름이 끼쳤다"고 표현할 정도의 연기를 보여준 여주인공 김민희는 영화의 꽃이자 중심이다.
김민희는 15일(현지시각)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아가씨'의 출연이 자신에게도 용기가 필요했던 일임을 알렸다. 매번 태연한 얼굴로 멋진 연기를 보여주는 여배우의 입에서 나온 의외의 말이었다.
"용기가 필요했어요. '화차'도 그랬지만 보통 저는 저에게 그런 역할이 주어졌을 떄 겁 없이 한 번에 가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기회가 왔으면 또 이걸 잘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래서 선택했어요. 배우로서 많이 성장하고 싶은 욕심도 있고 다양한 작품을 해야하니까요."
김민희는 자신이 맡은 역할 역시 신인 배우의 역할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인 배우 캐스팅이 잘 되지 않았고, 결국 자신에게 시나리오가 왔었다는 그는 새로운 역할에 대한 욕심으로 이 배역을 택했다고 했다.
"다른 걸 떠나서 스토리가 흥미진진했고, 배우로서 히데코라는 인물이 보여줄 수 있는 감정이 많다는 걸 생각했어요.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배우 생활을 할 때 좋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어요."
'아가씨'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김민희와 신예 김태리가 함께 보여준 동성 베드신이다. 강도가 높아 쉽지 않았을 베드신. 김민희는 역시 "어려웠다"고 했지만 상대가 동성인 김태리라 더 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베드신은 어려웠어요. 처음 해봤는데, 콘티나 이런 것들이 정확하게 다 짜여 있었고 그걸 벗어나서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어요. 정확하게 (박찬욱) 감독님이 만드셨는데...여배우와 살의 접촉이나 이런 것에서는 태리라는 친구와 했을 때 편안했던 게 사실이에요."
미모나 연기에 대한 칭찬에 김민희는 마냥 부끄러워했다. '연기파'로 인정을 받은 지금도 빨리 나이가 들어 편안해지고만 싶다고.
"제가 빨리 더 40대가 됐으면 좋겠어요. 경쟁하고 그런 게 싫고, 견디지 못하는 것 같아요. 오히려 그런 생각이 들어오면 버리려고 하고, 편안함을 유지하려고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정신건강에도요. 그래서인지 20대 , 10대 때보다 30대인 지금이 훨씬 더 좋아요. 40대가 되면 더 편해지겠죠?"/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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