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우리나라가 난민문제에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와중에 배우 정우성이 ‘비정상회담’에 난민에 대한 안건을 가지고 나왔다. 그의 말에 집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난 16일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에 게스트로 정우성이 출연, 유엔난민기구 홍보대사로서 G11과 함께 ‘난민 문제와 정책’에 대한 토론을 했다. 우리나라 국민들 대부분이 난민문제에 대해 주목하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인데 정우성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것도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서 이 문제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그저 먼 나랑 얘기일 거라고 생각했던 난민문제는 정우성을 통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이날 방송에서 정우성은 G11의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물론 난민 사태에 차근히 설명했다.
정우성은 무조건 우리나라 국민들이 모두 난민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들을 도와야 해야 한다고 설득하지 않았다. 개개인의 시각차를 존중하면서 도움을 호소했다. 정우성이 상정한 안건은 ‘'UN난민기구 친선대사인 제가 누구보다 앞장서서 적극 홍보해야 하는 것은 알지만, 선행을 강요할 일은 아니기에 저 또한 개인적으로 먼저 말을 꺼내진 않는다. 난민문제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는 나, 비정상인가요’였다.
정우성은 “개인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난민에 대해 얘기하는 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가 먼저 질문하면 난 그때부터 얘기를 한다”고 선질문 후홍보를 한다고 밝히며 “주변에서 봉사 잘 갔다 왔냐고 묻고 그 이후에 질문이 없다. 이 이슈에 대해 개개인의 온도차가 있고 이 얘기를 듣고 반응할 여유가 없는 사람도 있다. 사적인 자리에서도 자연스럽게 일상의 대화에 녹아드는 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맞는 말이었다. 아직까지 난민문제가 낯설거나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함께 고민할 때까지의 시간은 필요하고 굳이 함께 고민하자고 강요할 필요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왜 난민을 도와줘야 하느냐’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시리아 난민 사태가 유럽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몸으로 와 닿지 않는 문제였다. 정우성은 “왜 난민을 도와줘야 하냐는 그 질문을 받았을 때 당황했다. 당장 주변에 도울 일도 많은데 도와야 할 사람 중에 난민도 있는 거다”고 이해하기 쉽게 얘기했다.
직접 시리아 난민들을 만나고 온 정우성은 시청자들이 공감할 만한 얘기를 하면서 관심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정우성은 “굉장히 아이러니한 게 난민들이 원하는 건 다른 나라에 정착하는 게 아니다. 자기 나라를 가야 가고 싶어 한다. 종교 분쟁, 인종문제, 민족문제 등 때문에 난민이 생기는데 각 지역에 가보면 ‘왜 싸우는 거야’라는 생각이 든다”며 “인도주의적인 측면에서 봐야 한다. 우리는 다 사랑해야 한다”고 훈훈하게 마무리 했다.
그리고 정우성은 함께 봉사활동을 가고 싶다는 주변 반응에 대해 “마음은 고맙지만 불가능하다. 물품 지원도 많이 말씀해주지만 현금 지원이 최우선시 된다. 현금지원만 받고 있다”며 민간후원금은 우리나라가 일본을 앞섰지만 기업후원 수치가 상당히 낮다며 기업의 후원을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정우성은 “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문제로 얘기할 수 있는 게 좋았다”고 했고 성시경도 “멀게만 느껴졌는데 본질적으로 중요한 문제라는 걸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우성과 성시경의 말처럼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일 거라고 생각했던 난민문제. 방송 후에 많은 네티즌들은 정우성 덕에 난민 후원에 참여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정우성 덕에 관심을 갖게 됐고, 정우성 덕에 난민 돕기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시간이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비정상회담’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