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AOA가 컴백 쇼케이스에 올랐고, 앞서 불거진 역사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새 시작을 알리는 신곡 쇼케이스이자 미디어 대상이 아닌 팬들을 초대한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차분한 태도로 임했다. 자신들을 향한 비판을 수용하고 문제를 통감했기 때문이다.
AOA를 둘러싼 역사 논란이 불거진 것은 멤버 설현과 지민이 지난 3일 방송된 온스타일 ‘채널AOA’에서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알아보지 못하고, 다소 장난스러운 태도로 임하면서부터다. 이에 네티즌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걸그룹 멤버로서’를 넘어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역사 무지에 대해, 나아가 독립운동가를 대하는 장난스러운 태도에 대해 비판했다.
설현과 지민은 자신들의 문제가 어떤 부분에서 발생했는지를 인지하고 지난 12일 각각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했다. 오해가 아닌 자신들의 잘못이었음을 인정했고, 앞으로 부끄럽지 않은 역사의식을 갖겠다는 개선책도 제시했다. 변명으로 해석되는 구절이 없는 깔끔한 사과문이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채널AOA’ 제작진 역시 다음 날인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작에 있어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그사이 논란은 크게 진정되지 않은 채 15일이 됐다. 이날은 AOA가 약 1년 만에 컴백을 약속한 날. 오후 3시에는 미디어 대상 쇼케이스가 예정돼 있었고, 오후 8시에는 팬 대상 쇼케이스가 예정돼 있었다. 그리고 팬 대상 쇼케이스는 네이버 V앱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될 예정이었다. 논란에도 스케줄을 감행한 것은 대중과의 약속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네이버 V앱을 통해 방송된 ‘AOA 굿 럭 럭키 가드 쇼케이스’에서 멤버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다. 쇼케이스가 진행되는 약 50분 동안 차분하고 진중한 모습이었다. 이는 자신들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태도이기도 했다. 그래서 다채로운 토크 대신 공연들로 무대를 채웠고, 팬들에게도 90도로 사과하며 마무리했다. 멤버들의 말을 요약하자면,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걱정 끼쳐 죄송하며 앞으로 성숙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지금까지 AOA를 둘러싼 논란의 진행 방향이다. 역사에 대해 무지하면서 이를 장난스럽게 대한 멤버들의 태도는 분명 잘못이다. 게다가 독립운동가에 대한 일이었기에 장난스러운 태도는 용인될 수 없었고, 이에 대중의 분노가 솟구치는 건 국민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비난을 위한 비난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 며칠 동안 가장 주목받은 이슈로 떠오른 만큼 비판보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다음 화살은 역사 교육이 이뤄지는 현실를 향하는 것이 어떨까. 개인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확장시키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더 성숙한 사회로 이끄는 방법이다. 개인에 대한 비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교훈을 얻고, 비슷한 사례가 재발하는 걸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 문제에 논의하기에는 오히려 더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려있고 역사 문제에 뜨겁게 토론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 않은가. / besodam@osen.co.kr
[사진] 네이버 V앱 캡처,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