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이 때 아닌 대작 논란에 휩싸였다. 한 무명 화가 A씨가 자신이 조영남의 그림을 8년간 대신 그려줬다고 주장한 것. 물론 그림의 90%를 대신 그렸다는 A씨의 주장 역시 놀랍지만, 현재 이목이 집중되는 부분은 “대작은 미술계의 관행”이라는 조영남의 발언이다.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지난 16일 조영남(71)의 서울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자신이 조영남의 그림 300여 점을 8년간 대신 그렸는데 그 작품들이 고가에 판매됐다는 A씨의 제보에 따른 것.
이에 검찰 측은 “조영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이 사실이다”라며 “앞서 나간 보도 내용들은 신고한 화가의 주장일 뿐이다. 수사를 통해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조영남의 대작 스캔들이 일파만파 커지자 이를 두고 첨예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학교수 겸 비평가 진중권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조영남 대작 사건. 재미있는 사건이 터졌네. 검찰에서 '사기죄'로 수색에 들어갔다는데, 오버액션입니다”라며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개념미술과 팝아트 이후 작가는 콘셉트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꽤 일반화한 관행입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또한 그는 앤디 워홀을 예로 들며 대작이 미술계에서는 흔한 ‘관행’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공임이 작품 당 10만원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은 금액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본 네티즌들은 공임이 적절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직접 그리지 않은 작품을 사인만 한 채 고가에 되파는 것은 엄연히 ‘사기’에 해당된다며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유야무야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조영남의 대작 논란은 이제 막 수사를 시작한 단계로, 아직 누구의 주장이 옳다고 없는 상황. 모쪼록 ‘원래 그렇다’는 관행에 갇히기 보다는 죄의 유무를 정확히 하는 수사로 누구 하나 억울한 이 없는 공정한 결과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 jsy9011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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