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Mnet '쇼미더머니5'가 전 시리즈와 다른 점 하나는 아이돌 래퍼의 숫자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지난 해 6월부터 방송된 시즌4는 아이돌 래퍼가 대거 출연해 '쇼미더머니'가 아닌 '쇼미더아이돌'이란 오명스러운 말도 들었던 바다. 그 만큼 예전 시즌들보다 부쩍 늘어난 아이돌 래퍼들의 모습이 전파를 탔었다.
시즌4에 그처럼 많은 아이돌 래퍼가 몰린 것은 시즌3에서 실력으로 우승해 큰 인기를 얻은 아이콘 바비의 영향이 컸다. 바비의 우승은 아이돌계에서 나름 혁명적이었다고까지 할 수 있다. 그 만큼 많은 아이돌과 가요 기획사들을 자극했다.
하지만 시즌 5에는 다시금 아이돌 래퍼의 수가 확 줄은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시즌에도 출연한 YG엔터테인먼트 원을 필두로 첫 방송에서 전파를 탄 이들은 샵건, 탑독 아톰 정도다. 아이돌 출연자를 보다 비중있게 다뤘던 전편과는 달리 이번 편은 아이돌 보다는 지투, 비와이, 씨잼, 서출구 등 인디씬 실력파 래퍼들을 보여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아이돌의 출연이 적은 것은 시즌4를 겪으면서 보통 실력을 지니고 있지 않으면 나가봤자 손해라는 업계 인식이 다시금 확산된 것이 이유였다는 분석이다. 소위 말하는 악마의 편집, 난무하는 디스, 여러 논란의 위험요소 등으로 '안 나가는 것만 못하다'는 인식이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시즌4를 겪으면서 아이돌 출연의 장단점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물론 신인이라면 이름을 알리기 위해 도전을 해 볼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경우라면 보호차원에서 굳이 회사에서 아이를 내보내고 싶지 않아하는 분위기다. '쇼미더머니'의 '아이돌 대 비아이돌'의 구도도 이제 어느정도 식상해졌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아이돌 출연자들의 재도전 여부를 물으면 해당 회사 관계자들은 손사래를 치는 경우가 많다. '쇼미더머니'의 세계와 래퍼라도 아이돌로 활동하는 현 가요계 세상의 격차는 크다. 그 만큼 '쇼미더머니'가 높은 인기만큼 결코 쉽지 않은 프로그램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반면 아이돌 출연자들이 대폭 줄면서 오히려 프로그램의 정통성 부분에서는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번 시즌에는 열기 가득한 공연장이 아니면 좀처럼 볼 수 없던 언더그라운드 래퍼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에 더해 지난 시즌들의 실력파들까지 대거 출연해 올스타전 같은 분위기로 기존 힙합팬들에게 상당한 볼거리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과는 달리 '어차피 우승은 OOO'가 장난으로라도 성립되지 않는다. 이번 시즌5 제작진은 "2%의 논란보다, 98%를 차지하는 좋은 힙합 뮤지션들의 주옥같은 랩과 리얼리티를 봐달라"고 전했던 바다. /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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