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가 제69회 칸 영화제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영화 '부산행'과 경쟁 부문의 '아가씨', 오늘 (18일, 현지시각) 공식 상영회를 여는 '곡성'까지 세 편의 영화가 칸에서 받는 관심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먼저 공개된 '부산행'과 '아가씨'는 칸 영화제에 참석한 언론 및 평단의 주목 뿐 아니라 마켓에서도 세계 각국 바이어들에게 관심을 받는 상황. 두
영화의 뒤를 이어 소개되는 '곡성'이 만들 기록에도 기대감이 모인다.
▲ '부산행'_ "역대 칸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
지난 13일 팔레 드 페스티발 뤼미에르 극장에서 공식 상영회를 연 '부산행'은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역대 칸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집행위원장의 말은 상영회 당시 관객들로부터 쏟아진 5분간의 열광적인 기립박수로 증명됐다. 외신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보다 더 통렬하지만 그보다 더 가식 없이 재밌는 작품"이라고 칭찬했고, 스크린 데일리는 "'설국열차'와 '월드워Z'가 만났다"며 "정치적인 메시지와 오락성을 모두 담아낸 작품"이라고 평했다. 또 트위치 필름은 "'부산행'은 잘 만든 재난 영화며 2시간의 러닝 타임을 지루하지 않은 새로운 발상이 가득한 작품"이라고 칭찬했다.
▲ '아가씨'_로튼토마토92%..마켓 판매성적도 "기록적"
박찬욱 감독의 세 번째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아가씨'는 지난 14일 공식 상영회 후 다양한 반응을 얻었다. 5분간 기립 박수를 받은 이 영화는 이후 스크린 데일리에서 2.2점이라는 평이한 평점을 받은 것으로 인해 우려를 샀으나, 이내 외신과 바이어들, 해외 유수 영화제 프로그래머들로부터 일관된 호평을 받아 이를 모두 불식했다. 예컨대 스크린 데일리는 ""가득 찬 유머와 극도로 포토제닉한 섹스, 모범적인 코스튬 디자인과 바로크적인 잔인함이 이 영화에 매우 강력한 상업적 가능성을 불어넣는다"고 칭찬했고, 토론토 영화제 집
행위원장 카메론 베일리는 "너무나도 인상적인 영화였다. 아직도 내 마음 속 울림이 사그러들지 않는다. 이 자리에 초대해 줘서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감동을 표했다.
마켓에서의 판매 성적도 좋은 편이다. CJ엔터테인먼트 해외사업부 김성은 부장은 "'아가씨'의 판매 성적은 기록적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판매액이 애초 설정했던 목표치를 넘어갔다"며 해외 바이어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전했다. 실제 폴란드 Gutek Film의 바이어 Jakub Duszynski는 "'아가씨'는 환상적인 걸작"이라며 "모든 장면에서 만족을 느꼈고, 숨겨진 더 깊은 의미가 있는 것처럼 받아들였다. 서재로 상징해낸 문화는 여성의 감옥이고 남성이 만들어낸 지옥이다. 황금종려상을 받을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 '곡성'_"최근 나온 한국 영화 중 최고의 작품"
오늘 공식 상영회를 앞둔 '곡성' 역시 공식 상영회도 전에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크린 데일리는 지난 13일(현지시각) '곡성'의 한국 언론시사회 후 "최근 나온 한국 영화 중 최고의 작품"이라는 찬사를 한 바 있다. 현재 '곡성'은 개봉 이래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누적관객수는 281만 6,162명(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나홍진 감독의 앞선 두 작품 '추격자'와 '황해'는 모두 칸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았던 작품들이다. '추격자'는 제61회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황해'는 제64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대됐다. 박찬욱 감독 못지 않게 칸 영화제의 사랑을 받는 '곡성'이 이번 영화제에서 이뤄낼 성과에 기대감이 모인다. /eujenej@osen.co.kr
[사진] '곡성' 포스터, '부산행', '아가씨', '곡성'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