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을 압도하는 오열이었다. ‘몬스터’ 강지환이 산골 처리되는 부모의 유골을 보고, 불타는 사진을 맨손으로 집으며 목 놓아 울었다. 화상까지 불사한 강지환의 열연에 시청자들도 함께 울었다.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주성우)에서는 이국철(이기광/강지환 분)이 자신의 모든 것을 무너뜨린 이모부 변일재(정보석 분)를 향한 복수를 그리고 있다. 일재의 만행 중 하나는 바로 국철의 부모를 죽이고 국철에게 살인 누명까지 씌웠던 바.
일재에게 복수하겠다는 마음 하나로 국철이라는 신분을 버리고 강기탄으로 다시 태어났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라고, 일재의 밑에서 차근차근 복수의 기반을 다지고 있었던 바. 배신감에 불씨를 댕기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16회분에서 납골당 계약기간이 만료된 국철, 즉 기탄의 부모 유골을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치워버리라고 한 것. 기탄은 곧바로 납골당으로 향했지만 이미 부모의 유골은 바닥에 아무렇게나 뿌려진 상태였고, 영정사진도 불타버렸다.
바로 이 장면에서 강지환의 열연이 빛났다. 앞서 지난 14일 강지환은 촬영 중 뜨거운 드럼통을 손으로 만지면서 화상을 입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극중 부모의 영정 사진이 타고 있던 것도 드럼통이었고, 이때 화상을 입은 것.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부모의 사진이 태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누구나 이성을 잃고 달려들 터. 이러한 감정에 몰입한 강지환은 자신의 손이 화상 입는 것도 불사하며 숨 막히는 오열신을 만들어낸 것이다.
극이 끝날 때까지 몰입을 놓칠 수 없던 것은 뒷모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온 몸에서 분노의 아우라가 발생하는 듯한 강지환의 열연 덕분이다. 납골당 사건으로 인해 기탄의 분노는 절정에 치달았다는 걸 방송 말미 달라진 눈빛으로도 표현했다. 지금까지는 차분히 복수의 칼날을 갈며 그 타이밍을 보고 있었다면 이제는 복수에 박차를 가할 것이 예고된 것이다.
상처를 입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 열연을 펼친 강지환이 안방극장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몬스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