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이 시청률 30%를 넘기며 ‘KBS 주말드라마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태양의 후예’와 같은 열풍을 일으키는 드라마가 있긴 하지만, 웬만해서는 시청률 두자릿수를 기록하기 쉽지 않은 게 요즘 평일 드라마 시장의 분위기다.
월화드라마는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유일하게 두자릿수를 기록 중이고 수목드라마는 모두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평일 드라마 시청률 가뭄이 계속 되고 있는 와중에 중장년층의 절대적인 충성도가 있는 KBS 2TV와 MBC 주말드라마는 여전히 웬만하면 20%의 벽을 넘고 있다. 무엇보다도 현재 방영 중인 ‘아이가 다섯’은 50부작의 반환점을 겨우 넘었는데 시청률 30%를 기록하며 심상치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금 분위기로는 40%도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시청률 20%를 넘지 못하면 망했다는 억울한 평가를 받는 ‘콘크리트 시청률’을 갖고 있는 주말드라마의 최근 5년간의 시청률 순위를 살펴봤다.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KBS 2TV 주말드라마가 차지했다. MBC 주말드라마 역시 시청률이 높긴 해도 주로 자극적인 이야기가 극에 달하는 후반부에 치솟는 형태라 평균 시청률에서는 KBS 2TV를 따라갈 수 없었다.
자료는 시청률조사회사 TNMS의 도움을 받았다. 조사대상은 KBS 1TV와 2TV, MBC, SBS 주말드라마이며, 2012년 1월 1일부터 2016년 5월 16일까지 기준으로 했다. 시청률은 전국 기준 해당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이다.
국민 드라마 ‘내딸 서영이’, 평균 시청률 35.8%(1위)
2012년 9월 15일부터 2013년 3월 3일까지 방송된 ‘내딸 서영이’는 ‘국민 드라마’로 불렸다. 아버지와 딸의 지독한 갈등과 뭉클한 화해를 다뤘던 이 드라마는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드라마였다. ‘찬란한 유산’, ‘검사 프린세스’, ‘49일’ 등을 집필하며 감성을 자극하는 소현경 작가는 ‘내딸 서영이’에서 지극히도 현실적인 시선으로 가족 갈등을 다루며 공감대를 높였다. 여주인공 이보영은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 잘하는 배우에서 대중성까지 갖춘 배우로 발돋움했다.
주말드라마가 일으킨 열풍 ‘넝쿨째 굴러온 당신’, 평균 시청률 35.7%(2위)
2012년 2월 25일부터 9월 9일까지 방송된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중장년층만 본다는 편견이 있었던 주말드라마의 시청 형태를 깨부순 작품이었다. 주말드라마도 젊은층 사이에서 화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 등을 통해 마치 시트콤 같은 드라마를 만드는 재주가 있었던 박지은 작가는 생동감 넘치는 인물과 설정으로 재밌는 가족드라마를 만들었다. 박 작가는 이후 ‘별에서 온 그대’와 ‘프로듀사’ 성공을 이끌었다.
논란 끊이지 않던 막장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32.6%(3위)
2013년 8월 31일부터 2014년 2월 16일까지 방송된 ‘왕가네 식구들’은 막장 드라마 대모라고 불리는 문영남 작가의 작품. 가족 드라마를 표방했지만 방영 내내 논란이 일었다. 인간 말종이 가득한 설정, 그리고 불륜이 판을 치는 자극적인 전개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던 드라마. 특히 마지막 회는 30년 뒤라는 황당한 설정으로 안방극장을 분노케 했다.
지금의 유이를 만든 ‘오작교 형제들’ 31%(4위)
2011년 8월 6일부터 2012년 2월 19일까지 방송된 ‘오작교 형제들’은 주원과 유이가 주인공이었던 드라마. 주원은 이 드라마를 성공시키며 ‘제빵왕 김탁구’에 이어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잡는데 성공했다. 유이는 이 드라마를 통해 발랄한 매력을 뿜어대며 연기자의 길을 본격적으로 병행했다. 황창식(백일섭 분)의 4형제와 농장 소유자인 백자은(유이 분)의 사랑과 갈등을 다루며 유쾌한 가족드라마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불효 소송이란 현실 담은 ‘가족끼리 왜이래’ 30.7%(5위)
2014년 8월 16일부터 2015년 2월 15일까지 방송된 ‘제빵왕 김탁구’, ‘영광의 재인’, ‘구가의 서’ 등을 집필하며 묵직한 이야기를 만들었던 강은경 작가는 ‘가족끼리 왜이래’에서 불효 청구 소송이라는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건드렸다. 막장 가족은 아니지만 부모에게 함부로 대하는 일이 너무 자연스러운 가족, 그리고 자식밖에 모르는 자식 바보 아빠의 이야기는 많은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했다. 방영 내내 가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 jmpyo@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