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레전드 예능 원석을 발견했다. 가수 박재정이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독특한 매력을 뽐내며 MC들은 물론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이에 ‘예능 치트키’ 김흥국과 만나면 지금까지 숨겨둔 잠재력을 폭발시키겠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박재정은 지난 1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황치열, 김민석, 이현재와 함께 ‘운빨 브로맨스’ 특집으로 출연했다.
사실 등장부터 환영을 받았던 ‘대륙의 왕자’ 황치열과 달리 박재정이 ‘운빨 브로맨스’ 특집에 함께 등장한 것을 두고 의아해하는 MC들이 많았다. 그의 소속사는 윤종신이 수장으로 있는 미스틱 엔터테인먼트로, 윤종신이 힘을 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작가 누나들의 마음을 훔쳤다”는 본인의 말처럼 시청자들은 한 시간 만에 박재정의 매력을 실감하게 됐다.
그는 지난 2013년 방송된 ‘슈퍼스타K5’ 우승자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물론 아마추어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우승자가 되기란 쉬운 것은 아니지만, 앞선 우승자들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진 것이 사실. 역시 지난 18일 방송분에 출연해 그를 향한 우려의 시선을 모두 뒤집어버렸다.
확실히 독특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를 ‘가뭄가뭄하다’로 표현하질 않나, ‘부모님이 야위었다’를 ‘여의었다’로 표현하질 않나 박재정 어록을 탄생시켰다. 이처럼 이날 가장 이국적으로 생긴 게스트 이현재보다 못하는 국어 실력은 그의 엉뚱함을 보여주는 대목. 이에 윤종신마저 국어 교육을 권유하는 등 두 손 두 발 든 모습이었다.
그는 ‘김수용 닮은꼴’ 혹은 ‘강용석 닮은꼴’로 조용히 다녀갈 뻔했던 것을 이날 방송의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감미로운 목소리 안에 지금까지 숨져져 있던 박재정의 진짜 매력을 찾은 순간이다.
예측할 수 없는 그의 매력은 앞서 ‘라디오스타’를 다녀간 김흥국을 떠올린다는 의견이 많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들이대~’ 정신으로 흥이 넘치고, 밑도 끝도 없는 입담으로 그 독한 ‘라디오스타’ MC들의 혼을 빼놓는 것들이 닮은 모습이다. 조만간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예능 천재’ 특집이 등장하지 않을지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