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두고 ‘운빨’이라 했던가. 가수 황치열이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이유 있는 대세 스타임을 증명했다. 치열한 노력 끝에 얻어낸 결실이고, 혹은 타고난 예능 감각이 대세를 예고했던 것. 역시 모두 이유가 있었다.
황치열은 현재 ‘대륙의 왕자’라고 불리고 있다. 중국에서 ‘나는 가수다’를 통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붙여진 이름. 지난해 5월 종영한 케이블채널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출연할 때까지만 해도 이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이후 몇 달 사이에 달라진 그의 위상에 가요계는 물론 방송가에서도 크게 주목하고 인물 중 하나. 그러나 이를 두고 벼락 스타라고만 칭할 수 없는 이유들이 있다.
그는 지난 18일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금의환향했다. 지난해 9월 네 번째 자리에 앉았던 바. 이번에는 3계단 상승한 메인 자리에 올라서며 달라진 위치를 실감했다.
위치만 달라졌을 뿐 그는 변함없었다. 여전히 구수한 입담을 뽐냈고, 열의도 넘쳤다. 무엇보다 다른 게스트들이 주도적으로 토크를 이어나갈 때 옆에서 분위기를 띄우며 맞장구 쳐주는 추임새에서는 배려와 센스가 돋보였다.
중국에서 인기를 얻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스스로 애교가 없는 경상도 남자이지만 팬들에 대한 고마움으로 애교를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을 통해 보여준 애교는 가수 홍진영 급의 타고난 애교라고 해도 무방했다. 실제로 그는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손가락 하트(엄지와 검지를 X자로 교차시켜서 하트 모양을 만듦)를 중국 방송에서 선보여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단순히 애교 때문에 대륙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아니었다. 실력과 노력이 뒷받침됐음을 이날 방송을 통해 다시 한 번 증명했다. 특히 중국어 가사를 마치 대사처럼 술술 읊는 모습에서 얼마나 피나도록 노력했는지를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었다.
갑자기 운이 좋아 벼락 스타에 오르는 경우는 제법 많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정상에 오르고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아마 그 자리에 오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중 초심을 잃으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황치열의 경우에는 그런 걱정을 덜어놓게 된다. 탄탄한 실력과 변함없는 그의 모습이 든든한 믿음을 주기 때문. 이것이 팬들이 그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 besodam@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