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보면 그 사람의 생활 방식을 알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바쁘고 삭막한 도시인들의 삶이 아닌 북한산 산기슭에 자리한 소박한 집은 밴드 윈디시티의 김반장을 그대로 닮아 있었다. 그저 자연에 어울려 사는 모습을 보는 것뿐인데도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을 느꼈다.
이제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래, 이런 게 사는 거지’라고. 김반장의 합류 소식은 18일 OSEN의 단독보도로 알려진 바 있다. 더 알고 싶고, 나아가 닮고 싶은 모습도 있는 그의 일상은 금요일 밤마다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줄 예정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는 시작부터가 현재 시청자들이 직면한 상황과 밀접한 프로그램이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독신 남녀가 늘어나는 사회적인 현상을 반영해 연예인뿐만 아니라 기안84 등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로 담아냈다.
유명인의 일상을 소재로 하지만, 화려함을 부각한 것이 아닌 보편적으로 공감대를 이끌 수 있는 주제로 삼아왔다. 그래서 주로 잔잔하고 편안한 웃음을 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것이 주중의 지친 일상을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인 금요일 밤 시청자들을 치유하는 힘이기도 했다.
여기에 화려하지는 않고 소박하지만 독특한 캐릭터가 등장했다. 일명 ‘북한산 요정’ 김반장이다. 그의 집과 생활은 지난 6일 방송된 무지개 라이브 코너를 통해 한 차례 공개된 바. 76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비로소 도착할 수 있고, 온수도 안 나오는 불편한 사람이지만 여유가 넘쳤다.
그는 이른 새벽 새가 지저귀기 시작할 무렵 눈을 뜨고 냉이를 뜯어 아침을 차렸고, 약수를 뜨기 위해 북한산을 오르는 모습이 어쩐지 낭만을 자극했다. 사실은 이렇게 살았던 우리였는데, 작은 스마트폰 하나면 밖에서도 가스불을 끄는 세상에 살다 보니 새소리에 눈을 뜨는 삶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
무엇보다 1인 가구로 살고 있지만, 이웃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가장 흥미로운 요소였다. 이처럼 흥미요소도 결국 보편적인 삶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나 혼자 산다’만의 화법이기도 하다. 아등바등 살아가는 도심 속 전혀 다른 세상처럼 소개된 김반장에 대한 시청자들이 더 알고 싶은 궁금증을 드러내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나 혼자 산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