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동현이가 MC그리로 데뷔하기까지, 가장 큰 과제는 ‘김구라 아들’이라는 타이틀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이에 라이머 대표도 MC그리가 대중 앞에 내세울 수 있을 실력을 갖출 때까지 기다린 바다.
일각에서는 동현이를 ‘금수저’로 봤다. 다른 래퍼들에 비해 높은 인지도로 활동을 시작할 수 있고, 조금 더 기회가 열려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기 때문. 하지만 이는 겉에서 볼 때의 이야기다. 그가 들고 있던 수저는 도금이 돼 있을 뿐이었다.
오히려 ‘김구라 아들’이라는 선입견은 동현이가 데뷔하는 데까지 장애물로 작용했다. 데뷔 전부터 부정적인 눈길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았고, 이 같은 시선들은 이제 열아홉살의 아이가 감내하기에는 가혹할 정도로 날카로웠다.
실력으로 입증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MC그리는 데뷔곡 ‘열아홉’으로 대중의 지지를 얻어내고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낸 진정성과 몰라볼 정도로 업그레이드 된 실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로서 김구라도 현명했다. 그는 음악에 관해 모든 것을 라이머에게 맡기고는 이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계약서 조항도 확인하지 않고 도장을 찍었고, 라이머는 그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 MC그리를 제대로 된 래퍼로 만들고자 애썼다.
- 김구라 씨의 조언도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신경을 많이 쓰시고 계실 텐데, 철저히 동현이 데뷔하는 순간까지 아무런 이야기도 없었어요.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더라고요. 심지어는 저와 자주 연락도 안 하게 됐어요. 만난 횟수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고요. 동현이가 회사에 있는 1년 반 동안 그 과정에서 그 어떤 언급도 안 하시더라고요.”
“사실 브랜뉴뮤직이 MC그리와 계약하는 과정애서부터 감사했어요. 계약서를 읽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도장을 찍었죠. 그만큼 저를 믿겠다는 의미였다고 해석하고 있고, 그래서 더 열심히 했던 거 같아요. 믿고 맡겨주셨다는 것에 기대에 부응해야한다는 생각이었죠. 그렇게 저에게 맡겨놓은 후부터는 동현이 음악에 관한 활동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없었으셨죠.”
“아! 데뷔일이 잡히고 나서 그때 넌지시 한 마디 하시더라고요. 전혀 모르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동현이가 아빠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그랬던 모양이에요. ‘노래가 혹시 사람들이 어렵게 받아들이지 않겠느냐’고 물으셨어요. 그래서 ‘동현이의 진솔함과 진정성이 담겼고, MC그리가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이야기들 이다’라고 말씀을 드렸죠.”
- 앞으로 MC그리는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보여주게 될까요
“어떤 스타일이 될지는 모르겠고, 중요한 것은 첫 번째 싱글인 ‘열아홉’보다 더 발전되고 향상된 모습이 되야 하는 것은 확실할 거 같아요. 지금보다 성장한 모습이 아니면 아예 앨범을 내지 않을 생각이에요. 되도록 MC그리만 할 수 있는 본인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음악을 선보이도록 하고 싶어요.”
“동현이의 큰 장점이 가사를 잘 쓰고 잘 풀어내는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이에요. 랩을 하는 기술로 따지면 조금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보완을 시킬 겁니다. 가사를 쓰고 스토리 흐름을 만들어 내는 재능은 정말 뛰어난 친구에요. 제 방식이 그렇지만 강요하거나 무언가를 제시하지 않아요. 본인이 만들어오는 안에서 프로듀싱을 해줄 뿐이죠. 앞으로 MC그리가 뭘 만들어 올지 저도 궁금해요. 본인이 조만간 들려주기로 해서 저도 기대를 하고 있어요.”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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