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고.구.마! 호박고구마!" 배우 나문희의 전설의 유행어가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극본 노희경 연출 홍종찬)에서는 답답한 상황들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문정아(나문희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평생의 소원이었던, 그것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세계일주를 가기 싫어하는 남편 김석균(신구 분)가 정아에게 닥친 가장 큰 힘듦이었고, 앞으로 큰 딸의 일까지 알게 되면 정아의 인생은 더욱 답답해질 전망이다.
우선 정아의 석균의 관계가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정아는 자신의 평생의 소원으로 세계일주를 말해놓은 상황. 정아와 결혼했을때, 모든 것을 다 해주는 대신 조건으로 세계일주를 약속했던 석균이었다.
하지만 석균은 세계일주를 가자는 정아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돈이 남아도냐. 무슨 세계일주냐"며 핀잔을 주던 석균은 "나 죽으면 이 집 팔아서 혼자 가라"고 아내가 들으면 너무나도 섭섭할 말을 하고 말았다.
세계일주 뿐만 아니라 석균은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굉장히 가부장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손 하나 까딱 안 한채 아내에게 "물 가져와", "밥 차려", "불 꺼", "누워" 등의 지시조로 말을 하는가 하면 집 밖에 아내를 세워둔 채 반성하게 만드는 남편이다.
물론, 석균이 힘들게 돈을 버는 모습이 그려짐과 동시에 석균이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 그러나 우선 정아의 시선에서 봤을때 가부장적인 남편 석균 밑에서 참고 살아온 정아는 이제 곪을 대로 곪은 상황이다.
게다가 이제 큰 딸 문제마저 터질 모양새다. 가슴으로 낳은 큰 딸 앞에 한없이 약해지는 정아는 교수와 결혼한 큰 딸을 항상 아픈 손가락처럼 생각하고 있다. 집에 와달라는 말에 곧장 딸의 집으로 향하고 싶지만 남편 석균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감기에 걸려 아프다는 딸이 걱정되지만 그래도 든든한 사위가 있기에 한시름 놓은 정아이지만 실은 그런 사위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는 딸이었다. 아직 정아는 이를 모르고 있어 앞으로 터질 폭탄이 걱정되는 이유다.
이처럼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정아의 상황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때문에 정아가 한 번쯤은 모든 것을 토해내길 바라는 안방극장의 요구도 늘어나는 중.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호박고구마"를 외치며 토해냈던 것처럼 말이다. / trio88@osen.co.kr
[사진] '디어 마이 프렌즈'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