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하와 길이 ‘쇼미더머니5’에서 눈물의 재회를 했다. ‘무한도전’ 하차 후 2년 만에 한 화면에 잡힌 두 사람은 울컥하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달돼 모두를 짠하게 했다. 프로그램은 떠났지만 공동 운명체처럼 계속 연관될 수밖에 없는 정준하와 길의 포옹이 안방극장을 울렸다.
지난 20일 방송된 엠넷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5’는 MBC ‘무한도전’을 통해 랩 도전에 나선 정준하의 예선 탈락이 공개됐다. 벌칙으로 시작했지만 열정적인 정준하의 모습은 박수를 받기 충분했다. 정준하의 빛났던 도전 정신과 함께 감동적인 만남이 있었다.
이날 ‘쇼미더머니5’ 심사위원으로 합류한 길과의 재회가 펼쳐졌다. 정준하의 탈락을 지켜본 길은 조심스럽게 가까이 다가가 위로의 포옹을 했다. 2년 전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킨 후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두 사람이 같은 카메라를 바라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길은 와락 눈물을 쏟았다. 그 눈물에는 여러 감정이 있었을 터. 정준하가 랩 도전을 하며 겪었을 부담감을 그 누구보다 알기에, 그리고 ‘무한도전’ 하차 후 2년 만에 공식석상에서 함께 하는 재회이기에 길은 울컥할 수밖에 없었을 터.
그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미안한 마음이 커서 그동안 연락 못 했다”라면서 “아까 대기실에서 준하 형이 보이더라. 내가 심사를 볼 수 있는데 피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짠하더라”라고 밝혔다.
정준하 역시 “가족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친구다. 길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대견했다. 고마웠다”라면서 “길이 ‘쇼미더머니’를 통해서 성숙된 모습 보여준다면 사람들이 길의 마음을 많이 알아줄 거다. 응원하겠다”라고 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길은 ‘무한도전’에 5년간 출연했다. 지금의 광희와 마찬가지로 중간 합류라는 이유로 초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고, 하차할 때까지 “빠져라”라는 네티즌의 독설을 들어야 했다. ‘무한도전’ 출연 당시 웃음과 감동을 안기긴 했지만 이 프로그램을 초반부터 이끌었던 개국공신과 비교가 됐던 것도 사실. 더욱이 물의를 일으키며 프로그램을 떠나며 많은 비난과 안타까운 시선을 받았다.
긴 자숙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무한도전’에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목소리도 큰 상황이다. 그가 만들었던 웃음 돌발상황을 그리워하는 이들도 많다. ‘무한도전’이 아닌 ‘쇼미더머니5’에서 정준하와의 눈물 재회는 그래서 더 의미가 남달랐다. 5년간 서로 고생하며 ‘무한도전’이라는 국민 예능프로그램 최전성기를 함께 했던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정말 속속 들이 알기에 흘린 눈물이었기 때문. 더욱이 이제는 함께 하지 않아 서로에게 미안한 마음이 '무한도전'의 고정 시청자들에게는 전달이 됐다.
동시에 제작진과 출연진의 의도와 계획과 상관 없이 길은 여전히 ‘무한도전’과 ‘무한도전’이 아닌 영역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선을 밟고 있는 것마냥 길이 언젠가 복귀하기를 바라는 시청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쇼미더머니5’와 ‘무한도전’의 협업을 통해 확인했다. / jmpyo@osen.co.kr
[사진] '쇼미더머니5'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