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현실적이라 너무나 지독하다.
여전히 살아있다고 외치는 '황혼 청춘'들의 인생 찬가를 그린다던 tvN '디어 마이 프렌즈'('디마프')는 말 그대로 몸은 황혼, 마음은 청춘인 이모 5인방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자식부터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보다 더 현실적일 수 없는 '디마프' 속 이모 5인방의 모습은 때로는 보는 이들마저 웃음 짓게 할 정도로 유쾌하다가도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현실적이기도 하다.
지난 20일 방송된 3회에서도 역시 이러한 양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모 5인방은 함께일 때는 미소지을 일 밖에 없었지만, 그 속에는 각자 가슴 아픈 사연이나 고민하게 만드는 골칫덩어리를 안고 살고 있었다.
희자(김혜자 분)는 외로움에 사무쳐 한강 다리에서 자살을 시도했고, 이를 계기로 이모 5인방은 마크 스미스(다니엘 헤니 분)에게 영정 사진을 찍게 됐다.
완(고현정 분)은 "엄마가 왜 죽냐. 나 죽은 다음 날 죽어라"라며 영정 사진을 찍겠다는 난희(고두심 분)를 외면하고 싶어했지만, 끝내는 이들과 함께 스튜디오로 향해 사진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가하면 정아(나문희 분)의 불행 역시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과거 시어머니 때문에 두 번의 임신 중독으로 아이를 잃은 후 어렵게 입양한 큰 딸 순영이 교수 남편에게 폭력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
뿐만 아니라 그의 남편 석균(신구 분)은 정아의 평생 소원이라는 세계 일주는 커녕, 아이스크림 하나도 마음 놓고 사 먹지 못하게 하는 지독한 짠돌이였다. 심지어 말다툼 끝에 가출하는 정아의 뒷모습에 "기름 아까우니까 차 몰지마"라고 면박을 줄 정도.
희자를 만난 정아는 요양원에 있는 엄마를 만나러 가기로 했다. 하지만 그날따라 도로에는 안개가 자욱했고 결국 정아는 도로에 쓰러져 있던 남자를 뒤늦게 발견하고 차로 치었다.
이처럼 '디마프'의 이야기는 그간 노희경 작가가 보여줬던 그 어떤 이야기보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잘 살려내며 공감가면서도 조금은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현실적이다.
특히 이모 5인방의 삶과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 과연 이모들은 흔한 드라마의 해피엔딩처럼 '꽃길'만 걸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jsy901104@osen.co.kr
[사진] '디어마이프렌즈'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