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송가의 화제의 프로그램은 단연 JTBC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이다. ‘아는 형님’이 미친 듯 웃기다는 반응이 가득한 것. 일정한 구성 없이 강호동을 중심으로 웃음탄이 가득한 예능인들이 망가지고 싸우면서 재미를 만들어내는 구성. 웃음을 위해 미친 출연자가 산만하게 떠드는 가운데 빵빵 터트리는 농담은 이 프로그램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동시에 ‘아는 형님’의 구심점인 강호동에게 따뜻한 볕이 들고 있다. ‘1박2일’을 국민 예능으로 만들었던 나영석 PD와 손잡은 tvN ‘신서유기2’까지 재밌다는 반응이 쏟아지며 강호동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강호동이 인기를 책임지고 있다고까지는 말 하지 못해도 강호동이 있어 더 재밌는 것은 분명한 상황. 강호동은 ‘신서유기2’와 ‘아는 형님’에서 오랫동안 방송 활동을 한 까닭에 틀에 박혀 있는 진행과 변하지 않은 사고방식으로 인해 ‘옛날 사람’이라고 놀림을 받는다. 그가 가지고 있던 예능 캐릭터의 변주가 이뤄진 것. 강하게 휘어잡는 진행을 해도 출연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고, 동생들의 날선 구박에 기죽는 일이 많은 모습은 시청자들을 웃게 한다.
30년 가까이 방송 활동을 하면서 큰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영민한 전략가였던 그는 활동 중단의 여파로 잠시 주춤했던 분위기를 뒤엎는데 분명히 성공했다. 여우 같은 곰이 강호동이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예능 캐릭터 중 세월의 흐름이 느껴져 짠하고 좀 더 호감이 가는 부드러운 성향의 ‘예능인 강호동’을 보여주고 있다. 새파랗게 어린 후배들의 놀림에 발끈하며 재밌는 놀이의 판을 키우고, 때론 많이 져주는 판세로 시끌벅적한 즐거움을 높이고 있다.
지난 20일 방송된 ‘신서유기2’에서 각자 가지고 있는 알을 숨겨야 하는 답답한 상황 속 동생들이 자신을 ‘호구’로 보자 “예전만 못한다고 해도 나 강호동이야”라고 한 수 접어들고 가면서도 상대방을 압박하는 뼈있는 농담은 ‘예능인 강호동’의 변화된 캐릭터를 접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강호동이 운동 선수 출신답게 꼼수를 부리지 않고 결국 제작진의 마수에 걸려들자 안재현이 “착해서 그래”라고 대선배를 감싸며 재미를 안길 수 있었던 것은 어느새 강호동의 예능 캐릭터의 변화를 안방극장이 매우 재밌게 만족하며 바라보고 있다는 뜻일 게다. 호구인 듯 아닌 듯 애매한 경계선에서 강호동은 예능인답게 웃음을 형성한다. 그가 예능사에 남긴 거대한 족적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에게는 흥미롭게 변화할 줄 아는 유연한 방송인 강호동의 진가를 다시 한 번 실감하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아는 형님', '신서유기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