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조합이 또 나올 수 있을까. 전작에서 어마 무시한 악역을 연기하던 남궁민은 자상하고 귀여운 '심쿵'남이 됐고, 무대 위에서 섹시미를 어필하던 민아는 못생겨서 서러운 공심이가 됐다. 이 색다름 변신을 이뤄낸 두 사람의 조합이 기가 막히다.
민아는 거침없이 망가졌고, 남궁민은 매력적인 눈웃음을 되찾았다. 방송 시작 3회 만에 이 커플을 응원하는 시청자들의 반응도 열렬하다. 의문을 확신으로 바꾼 민아와 남궁민의 '케미'가 사는 연기 덕분.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 3회에서는 공심(민아 분)과 안단태(남궁민 분)가 점점 가까워지는 내용이 그려졌다. 두 사람은 서로의 아픔을 알게 됐고, 안단태는 이상하게 신경 쓰이는 공심을 위로하고 챙기려고 했다. 함께 술을 마시면서 속을 털어놓고, 위기에 처했을 때 도와주는 등 두 사람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에게 점점 스며들고 있었다.
'미녀 공심이'는 꽤 유쾌한 드라마다. 안단태와 공심의 로맨스를 보는 맛도 쏠쏠하지만, 무엇보다 이 로맨스를 살리는 남궁민과 민아의 호흡이 흐뭇하다. '리멤버'의 악역 남규만을 완벽하게 지운 남궁민은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정의의 변호사와 공심의 약점을 놀려대는 귀여움 사이를 오갔다. 해맑은 웃음을 장착하고 시청자들까지 설레게 만들었다.
술에 취한 공심을 바라보는 아련한 눈빛부터 공심의 귀여운 행동에 피식 피식 터져 나오는 웃음, 위험한 순간에 등장해 백마탄 기사처럼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모습까지. '심쿵남'의 완벽한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완벽하게 망가진 민아는 웃음 담당이었다. 남궁민과의 케미도 좋지만 똑단발 가발을 쓰고 어리바리한 공심의 모습을 연기하는 민아는 무대 위 걸스데이의 모습을 잊게 만들었다. 술에 취해 쓰레기봉투를 쓰고 애교를 떠는 모습, 못생긴 게 서러워서 우는 모습이 '웃프게' 다가왔다.
남궁민과 민아만 봐도 '미녀 공심이'가 가진 탄탄한 힘을 느낄 수 있다. 두 주인공의 찰떡궁합과 몸을 던지는 열연, 재미있는 극본까지 더해지면서 사랑받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 막 서로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안단태와 공심의 러브스토리가 더욱 기대된다. /seon@osen.co.kr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