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뮤직]‘열아홉’ MC그리, 무거웠던 첫 발걸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5.22 08: 05

[OSEN=사라의 올포뮤직]MC그리가 드디어 래퍼로서 정식 데뷔를 했다. 우리가 알던 방송인 김구라의 아들 동현이 아니다. ‘열아홉’에는 그 동안 MC그리의 고민과 성장통이 고스란히 담겼다. 진심을 담은 곡이 그 무게감을 느끼게 했다.
MC그리는 18일 자신의 데뷔곡 ‘열아홉’을 발표했다. 이 곡은 이날 오후 멜론, 네이버뮤직, 올레뮤직, 지니 등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이외 차트에서도 10위권 안에 안착했다. 어찌 보면 기대 이상의 좋은 반응이다. 래퍼로서 새출발하는 그에게 많은 이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열아홉’은 MC그리가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작사 작업에 참여했다. 때문에 그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겼다. ‘언제부터 잘못된 길을 밟은 걸까 / 한참 돌아보니 아마 내가 태어난 날 / 난 아버지의 아들로 김구라의 아들로 / 만약 김현혿의 아들이었담 친구들과 같았을까’라는 가사는 그가 지금까지 ‘김구라 아들 동현’으로 알려져 온 이미지, 그리고 가수 데뷔를 하는 자신을 ‘금수저’로 바라보는 시선들 등 홀로 고민했을 감정들을 한번에 담고 있다. 또, ‘난 아직 어려 / 근데 모두 내가 크기만 바래’, ‘성공만 성공만 / 성공하면 모든 게 조용해질까’라고 나직이 읊는 가사도 그의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허세 없이, 웃음기 없이 진중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랩으로 풀어냈다. 

실력도 눈에 띄게 늘었다. MC그리는 프라임보이와 함께 작곡-프로듀싱에도 참여했고, 수록곡인 ‘777’에도 작사-작곡 공동 참여를 했다. 너무 빠르지 않으면서도 비트에 흐름이 있고, 무거운 듯 하면서도 쳐지지 않는 곡이다. 래퍼 MC그리의 데뷔곡이 차트 상위권을 차지한 것은 단지 화제성 때문이 아닌 듯 하다.
사실 MC그리가 데뷔를 앞두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을 때에는 우려가 더 많았다. 지난해 MC그리가 브랜뉴뮤직과 계약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에는 ‘역시 김구라 덕’이라는 힙합 팬들의 시기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MC그리는 대중에게는 실력적으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채로 데뷔 약속을 받았다. 연습생이 되기도 힘든 요즘 가요계, 더구나 브랜뉴뮤직이라는 힙합 명가에 들어갔으니 쓴 소리도 많이 들었다.
래퍼가 되기 전 ‘김동현’이라는 소년의 이미지도 도움이 안 되는 요소였다. 어릴 적 그렇게 사랑 받던 귀여운 아이 동현이는 사춘기에 들어서며 몇몇 이들에게는 밉상이 됐다. 엠넷 ‘음담패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김구라는 게임만 하는 아들에 대한 하소연을 했고, 당시 동현이는 아버지 말씀 안 듣는 철부지 아이 같았다.
하지만 ‘열아홉’에서 MC그리가 말 하고 싶은 것이 바로 이 내용이다. ‘난 아직 어려 / 근데 모두 내가 크기만 바래’. 
MC그리는 브랜뉴뮤직과 계약 후 산이의 선공개곡이었던 ‘모두가 내 발 아래’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처음으로 랩 실력을 선보였다. 그리고 의외의 매끄러운 랩핑과 새로운 카리스마는 예전 ‘최고예요’를 외치던 동현이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번 데뷔 앨범을 내면서도 그는 성장 중. 예능에서의 웃음기를 쏙 빼고 래퍼로서 진심을 다 하는 그의 모습이 보기 좋다.
MC그리는 이번 앨범으로 정식 데뷔를 하기는 했지만 음악방송 등의 공식 활동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예전의 활동과는 확실히 구분을 두고 음악적 성장에 무게를 둔 선택일 듯 하다. 무겁게 뗀 첫 발걸음이 더욱 먼 곳까지 꾸준히 가기 위한 기반이 되길 바란다./osenstar@osen.co.kr
[칼럼니스트]
<사진> ‘열아홉’ M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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