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공개 코미디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의 시청률이 30%에 육박하던 지난 2004년에는 ‘그때그때 달라요’ ‘행님아’ ‘화상고’ 등 인기 코너들이 많았다. 당시에는 공개 코미디가 한창 전성기였는데, ‘웃찾사’에서 이 같은 다양한 코너들이 인기를 끌면서 출연자들도 대중의 높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공감이라는 개그 코드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 10년이 지나도 다시 보고 싶은 인기 코너 다섯 개를 짚어봤다.
◆‘미친소’의 탄생…그때그때 달라요
지금도 컬투(김태균 정찬우)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코너다. ‘그때그때 달라요’는 그룹 컬투가 팝송 가사를 이용해 재미난 해석과 노래 부르기를 보여주는 코너였다. 영어를 본인들만의 방법으로 해석했는데, 말이 안 되는 것 같으면서도 딱 맞아떨어져 큰 웃음을 선사했다. 머리에 큰 해바라기를 꽂고 등장한 정찬우는 ‘그때그때 달라요’ ‘생뚱맞죠?’ 등 미친 소의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대중에 큰 호응을 받았다.
◆중독성 있는 ‘힙권도’…나몰라 패밀리
‘나몰라 패밀리’는 개그 코너로 시작했지만 나중에 김재우 김태환 김경욱는 코너명을 그룹명으로 내세워 가수로도 활동했을 만큼 높은 인기를 끌었다. 태권도와 힙합을 절묘하게 조합, 트렌디 한 힙합 개그를 보여준 것이다. 힙합과 태권도의 결합으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강력한 웃음을 한방을 날렸다. 중독성 넘치는 안무와 노래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독특한 ‘힙권도’를 가르치며 웃음을 유발한 것이다.
◆‘뚜루뚜루뚜’…엽기 캐릭터 만사마
2003년 SBS 공채 개그맨 7기 출신 정만호는 ‘웃찾사’에서 이른바 ‘동남아 보이스’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는 타고난 개그맨인 듯 외모부터 웃음을 자아냈는데, 특유의 무표정과 독특한 트로트풍의 노래 스타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등장할 때마다 흐르는 ‘뚜루뚜루뚜’의 인도풍 음악과 코믹한 엽기 댄스로 인기 돌풍을 일으켰다. 독특한 퍼머 헤어스타일과 새빨간 의상도 웃음에 큰 몫을 차지했다.
◆ ‘행님아’, 김신영X김태현 국민 남매
개그맨 김신영과 김태현은 ‘행님아’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며 높은 인기를 얻었다. ‘행님아’는 시골에서 가난하게 살고 있는 고아 형제의 일상을 소재로 웃음과 눈물을 녹여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코너다. 빠른 전개와 타이밍으로 웃음을 주는 기존 코너들과 달리, 드라마 형식을 띤 이 코너는 김신영과 김태현의 연기력으로 장점을 살렸고 시청자들에게 ‘귀요미 남매’로 불렸다. 특히 김신영의 천연덕스러운 애교는 도저히 웃기기 힘들다는 중장년층까지도 껴안으며 인기를 끌었다.
◆‘동물권법’의 창시자…화상고
‘쭤퍽쭤퍽’ 지금도 알아듣기 힘든 주문 같은 의태어. 독특한 기합소리 하나로 세상을 바꾸겠다며 교복 차림으로 TV에 등장한 양세형, 김기욱, 박상철은 ‘화상고’를 ‘웃찾사’의 간판 코너로 만들었다. 이들의 독특한 권법을 연구하는 동아리도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세 사람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갖가지 동물들의 특징을 잡아 매번 새로운 권법을 보여줘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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