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9회 칸 국제영화제는 어느 때보다도 한국 영화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가 경쟁부문에 진출했기 때문. 이 시점에서 역대 황금종려상을 돌아보면서 흐름을 짚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영화 순위 전문사이트 '왓치모조'가 최근 '역대 칸느 국제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톱10'을 선정했다. 보다 대중적인 순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0위. '트리 오브 라이프'(The Tree Of Life)
2011년작. 테렌스 멜릭 감독. 브래드 피트, 숀 펜, 제시카 차스테인 출연. 가족 안에서 아버지와 갈등을 겪는 아들의 이야기를 담은 실험적인 영화.
9위. '4개월, 3주... 그리고 2일'(4 Months, 3 Weeks & 2 Days)
2007년작.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 아나마리아 마린차, 로라 바실리우, 블라드 이바노브 출연. 낙태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던 1987년을 배경으로 두 여성간의 이야기를 그린 충격적 작품.
8위. '피아노' (The Piano)
1993년작. 제인 캠피온 감독. 홀리 헌터, 하비 케이틀, 샘 닐, 안나 파킨 출연. 19세기 말, 20대의 미혼모가 딸과 함께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낯선 땅 뉴질랜드에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비주얼, 비밀스럽고도 열정적인 사랑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7위. '제3의 사나이'(The Third Man)
1949년작. 캐롤 리드 감독. 조셉 거튼, 알리다 발리, 오슨 웰즈, 트레버 하워드 출연. 1940년대 할리우드 필름 누아르의 대표작.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오스트리아 빈을 배경으로 살인사건의 비밀을 추적해 가는 미스터리 스릴러물. 안톤 카라스의 치터 선율이 흐르는 인상적인 라스트신으로도 유명하다.
6위.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1974년작.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진 핵크만, 존 카제일, 앨런 가필드, 프레드릭 포레스트 출연. 음모에 휘말린 한 도청 전문가의 이야기. 70년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들끓던 당시 미국 사회의 불안과 소외된 현대인의 고독을 투영해 낸 작품이다. 워터게이트 사건과 그 수사 직전에 발표됐다.
5위. '바톤 핑크'(Barton Fink)
1991년작. 조엘 코엔 감독. 존 터투로, 존 굿맨, 주디 데이비스 출연. 돈과 명예를 따라 할리우드에 간 한 극작가가 광적인 살인자와 만나 일어난 일을 그린 코엔 형제 특유의 블랙코미디. 코엔 형제 최고의 걸작이라고도 불린다.
4위.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
1979년작.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말론 브란도, 로버트 듀발, 마틴 쉰 출연.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극한의 상황에 놓인 인간의 광기를 그린 전쟁영화. 영미 문학의 거장인 제임스 콘라드의 '암흑의 심장(heart of darkness)' 을 각색했다. 강력한 반전 메시지.
3위. '펄프 픽션'(Pulp Fiction)
1994년작.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존 트라볼타, 사무엘 L. 잭슨, 우마 서먼 출연. 미국 LA의 암흑가를 배경으로 몇 개의 코믹하면서도 폭력적인 에피소드를 연결시켜 만든 범죄 코미디물. 쿠엔틴 타란티노가 감독한 두 번째 영화로 한 시대를 발칵 뒤집어 놓은 작품이다. 혁신적인 이야기와 파격적인 전개 방식, 독특하고 신선한 장르에 대한 접근 등으로 타란티노에 대한 수많은 추종자 양산했다.
2위. '택시 드라이버'(Taxi Driver)
1976년작. 마틴 스콜세지 감독. 로버트 드 니로, 조디 포스터, 앨버트 브룩스, 하비 케이틀 출연. 베트남 참전 용사 출신 택시 기사에 대한 이야기로 고독감과 좌절감으로 망상에 빠져드는 한 퇴역 군인을 통해 70년대 미국 사회가 앓고 있던 베트남전쟁 후유증을 탁월하고 섬세하게 그려냈다.
1위.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
1960년작.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 마르첼로 마스트로이안니, 아니타 에크버그, 아누크 에메, 알랭 퀴니, 월터 산테소 출연.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정사', 루키노 비스콘티의 '로코와 그의 형제들'과 함께 1960년대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새 장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삼류 신문의 사교계 담당 신문기자의 눈을 통해 전후 경제기적을 맞이하고 있던 이탈리아 사회의 도덕적 타락을 담아냈다. / nyc@osen.co.kr
[사진] 각 영화 스틸,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