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와 패자가 나뉘어지긴 했지만 모두가 즐거웠다. 노래를 한 가수와 파트너들도, 점수키를 쥐고 있는 관객들도, 안방에서 이를 즐긴 시청자들도 한마음으로 '판타스틱 듀오'를 즐겼다.
22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판타스틱 듀오'에선 이선희X예진아씨의 3연승을 제지하러 신승훈, 에일리, 장혜진이 출격했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네 팀의 듀엣 무대가 풍성하게 담겼다.
가장 먼저 에일리가 나섰다. 그는 자신이 고른 파트너인 아차산 아이스크림녀와 함께 '헤븐'을 불렀다. 가녀린 두 여성의 파워풀한 고음은 듣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반전 엔딩에 환상 호흡까지 흠 잡을 데 없었다.
두 번째 순서로는 장혜진이 마이크를 잡았다. 진짜 제자들을 제치고 선택한 해둔대 단발쓰와 '1994년 어느 늦은 밤'으로 입을 맞췄다. 특히 세 사람은 각자의 진심을 노래에 가득 담아 눈물 섞인 감동 무대를 완성했다.
신승훈은 공대 악보녀와 자신의 히트곡인 '나보다 더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을 부르게 됐다. 파트너의 독특한 음색에 열창을 더한 신승훈 역시 듣는 이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하지만 이선희는 강했다. 여고생 파트너랑 패티김의 '이별'을 들고 무대에 섰는데 첫 소절부터 짙은 감성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이번 경연에선 예진아씨의 활약이 돋보였다. 어린 나이의 감성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열창이었다.
그 결과 이선희가 3연승을 따냈다. 내친김에 5연승까지 노리는 이선희x예진아씨에게 적수는 없는 듯 보였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이선희를 1회에 섭외한 건 제작진의 실수"라고 걱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예고편을 보니 기우에 불과했다. 바이브, 휘성 김수희가 예고편에 등장했기 때문. 이선희로서는 4연승을 쉽게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무엇보다 경연에 강한 바이브의 등장에 팬들은 벌써 들썩이고 있다.
게다가 승패를 떠난 환상적인 볼거리를 위해 대단한 가수들도 나설 계획이다. 앞서 알려진 대로 27일 녹화에는 김민종과 젝스키스가 출격할 전망. 이쯤되니 상금과 승패보다는 팬들과 뜻깊은 무대를 꾸미려는 가수들의 진심이 오롯이 느껴진다.
한때 MBC '나는 가수다'가 안방을 장악했던 시절이 있었다. 음악 예능의 황금기로 불리던 그때 못지않은 안방 콘서트가 매주 펼쳐지고 있다. 고마운 '판타스틱 듀오'다. /comet568@osen.co.kr
[사진] '판타스틱 듀오'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