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칸은 영원한 칸이다. 영국의 켄 로치 감독이 2006년 제59회 칸 영화제에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후 10년 만에 다시 한 번 황금종려상의 주인이 됐다.
켄 로치 감독의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는 지난 22일 오후 7시 15분(현지시각)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69회 칸 영화제 폐막식에서 황금종려상에 호명됐다.
이번 칸 영화제는 역시 칸 영화제 출신 감독들에게 친화적인 경향을 띄었다. '칸의 총아'가 불리는 자비에 돌란이 '단지 세상의 끝'으로 심사위원대상을 탔고, '그래듀에이션'의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과 '퍼스널 쇼퍼'의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이 감독상을 공동 수상한 점이 그랬다.
이날 수상 직후 켄 로치 감독은 "우리는 희망의 말을 전해야 합니다. 또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고 얘기해야만 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위험에 직면했습니다"라며 "신자유주의는 우리를 재앙으로 몰았고, 그로인해 우리는 긴축재정이라는 심각한 문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라고 영화의 주제와도 밀접한 소감을 밝혔다.
켄 로치 감독은 1970년 비평가주간에 소개된 것까지 합하면 무려 16번이나 칸 영화제에 초대됐다. 그 중 제43회 칸 영화제에서는 '숨겨진 비망록'으로 심사위원특별상을, 제46회 칸 영화제에서 '레이닝 스톤'으로 역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고, 제48회 칸 영화제에서 '랜드 앤 프리덤'으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또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는 59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는 심장 발작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 받은 50대 다니엘 블레이크와 오갈 데 없는 싱글맘 케이티가 부조리하고 관료주의적인 복지 행정으로 곤란을 겪으며 느끼는 분노를 담은 작품이다.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를 전했던 감독의 이전 작품들과 맥을 같이 한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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