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니 무섭다. 사위가 좋아하는 반찬을 메인으로 준비하고 사위의 셔츠를 다려주고 사위의 속옷을 정성스럽게 세탁해 넣어준다. 딸은 죽고 없지만, 사위는 남는다 했나?
'아이가 다섯' 박옥순(송옥숙 분)이 위험하다. 사위 이상태(안재욱 분)를 향한 마음이 애정을 넘어서 집착이 되고 있다. 이상태에게 새로운 인연이 생기자 질투하며 안미정(소유진 분)의 아이에게도 불똥이 튀었으니 말이다.
22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에서는 이상태의 집에 놀러간 안미정의 딸 윤우리(곽지혜 분)가 도둑으로 몰리는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박옥순은 이빈(권수정 분)의 스노우볼이 사라지자 윤우리를 의심했다.
그는 윤우리를 다그치며 스노우볼을 훔쳐갔다고 말했고 억울한 윤우리는 끝까지 "나는 아니다"며 지지 않았다. 당돌한 우리의 주장은 박옥순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자칫 자신이 망신을 당할 수 있던 그는 더욱 분노했고 어른답지 못한 면모를 보였다.
그런 장모를 본 이상태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의 눈에는 아이를 상대로 화풀이 하는 사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 이상태는 장모 대신 안미정과 윤우리에게 사과했지만, 세 사람 모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박옥순은 나름대로 비밀연애를 한 사위에게 섭섭한 마음이 컸다. 비밀연애를 하고도 되려 자신에게 퉁명스럽게 대하는게 서럽기도 했다. 죽은 딸만 불쌍한 노릇이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박옥순도, 이상태도 둘 다 이해한다는 반응이다. 딸을 보낸 뒤 아들같이 자신의 곁을 지켰던 아들같은 사위와 아내를 보낸 뒤 어머니처럼 자신을 보듬었던 장모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함께 하는 아찔한 동거가 정상은 아닐 터. 떠나야 할 때를 아는 사람과 보내야 할 때를 아는 사람은 아름다운 법이다. /sjy0401@osen.co.kr
[사진] '아이가 다섯' 방송캡처, KBS 제공